경제
헬릭스미스 "작년 9월 공시했던 약물 혼용은 없었다"
입력 2020-02-14 14:27  | 수정 2020-02-14 15:08

헬릭스미스는 개발중인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엔젠시스(VM202)'에 대해 당초 발표와 달리 임상에서 약물 혼용이 발생하지 않다고 14일 밝혔다. 대신 주사후 3개월째 시점에서 통증 완화 효과가 확인이 안돼 통계적 유의미성(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해 임상이 실패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하지만 이는 헬릭스미스가 지난해 9월, 임상 3-1a상이 약물 혼용 때문에 실패했지만 약물 유효성은 여전히 높다고 공시한 것과 정반대 결과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헬릭스미스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조사팀을 구성해 임상 이상 현상을 조사한 결과, 환자간 약물 혼용은 없었던 것으로 판명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헬릭스미스는 약물 혼용이 없었다는 근거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없이 "(약물 혼용에 대해) 그동안 시중에 떠돌았던 각종 루머들이 근거없음으로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회사측은 "조사에는 25개 임상 사이트, 500명의 피험자, 6500여개 검체에 대한 개별 문서들을 정밀 분석하는 것이 포함했다"는 정도만 언급했다. 지난해 9월 발표 당시에는 미국에서 임상결과 자료를 급하게 받아 정밀분석 없이 약물혼용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조사를 통해 혼용이 없었다는 점을 찾아냈다는 것이다. 앞서 헬릭스미스는 지난해 9월 23일 공시에서 "일부 환자에서 위약(플라시보)와 약물간 혼용이 발견돼 현재 데이터만으로는 혼용 피험자에 대한 정확한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신약 효능을 입증하려면 위약과 신약(엔젠시스)을 투여한 환자를 별개로 놓고 결과를 비교해야 하는데 당초 회사측은 위약군 투여환자 일부 혈액에서 엔젠시스가 검출되는 등 혼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헬릭스미스는 이날 실제 약물 혼용이 없고, 약물 안전성은 확인했다고 강조하면서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미성을 확보하지 못해 유효성 지표에서 임상 3-1a상은 실패한 것으로 인정했다. 반면 101명 환자를 상대로 보완해 실시한 임상 3-1b상에서는 주평가지표인 안전성과 부평가지표인 유효성을 모두 달성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헬릭스미스는 임상 3-1a과 3-1b상은 환자들 성격이 거의 같기 때문에 유사한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유효성 측면에서 다른 결과가 나와 결과적으로는 실패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그러면서도 회사측은 "이는 엔젠시스 약효 부족 때문이 아니라 통증이라는 지표의 특수성과 이에 따른 특별한 임상운영(clinical operation) 방법상 문제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추가 임상 재개를 통해 유효성을 검증받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헬릭스미스는 3-1a상 조사결과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보고하고, 연내 임상 3-2상을 개시하기 위해 FDA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3-1상에서 나타난 유효성 차이를 밝히기 위해 두 개의 임상시험 데이터들을 정밀분석했고, 후속 임상 3상(3-2상)에서는 이를 최소화 내지는 없애는 장치들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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