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닥 절반 "감사 교체해야…" 주총후 `무더기 관리종목` 우려
입력 2020-02-12 17:53  | 수정 2020-02-12 20:39
코스닥 10곳 중 4개사가 올해 주주총회에서 새 감사를 뽑아야 해서 '감사 대란'이 우려된다. 감사 선임 실패 땐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섀도보팅 폐지와 3% 룰 등에 따른 영향이다.
12일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코스닥 상장사 1298곳(기업인수목적회사·외국 기업 제외) 중 올해 주주총회에서 감사나 감사위원회 위원을 신규 선임해야 하는 곳은 544개사(41.9%)에 달한다. 544곳 중 상당수는 감사 선임 과정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앞서 지난해에는 12월 결산 코스닥 상장사 490개사(39.4%)가 감사 선임 안건을 주총에 올렸고, 125개사는 선임에 실패했다.
상장회사협의회가 공시된 지분 구조를 분석한 결과 올해 감사 선임 부결 위험이 있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238개로 나타났다. 감사 등 지배구조 미충족은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된다. 감사는 회사 경영을 감독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상법상 핵심 기관이다.
이처럼 감사 선임이 어려운 이유는 섀도보팅 폐지와 3% 룰 때문이다. 상법상 주주총회 결의 요건은 발행 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 찬성과 출석 주식 수 과반수 찬성이다. 그런데 2017년 말 섀도보팅이 폐지되면서 결의 요건 충족이 엄격해졌다.

특히 감사 선임 시엔 대주주 의결권이 발행 주식 수의 최대 3%로 제한되기 때문에 주총 결의 요건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안건 통과를 위해선 발행 주식 수의 3%까지만 인정되는 대주주 지분에다 소액주주 지분으로 의결정족수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단기 투자 성향이 많은 코스닥 소액주주들은 주총 참석률이 저조하다.
3% 의결권 제한 폐지는 상장회사협의회의 올해 사업 목표 중 하나다. 협의회는 4월 총선 후 21대 국회에 3% 의결권 제한제도 폐지와 의결정족수 완화 등 주총 결의 방법 개선을 건의할 계획이다.
[정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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