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카드없는 시대온다"…카드사도 `페이 전쟁`
입력 2020-02-12 17:38  | 수정 2020-02-12 19:35
최근 방문한 서울 중구 BC카드 본사에 있는 무인 편의점 `GS25 을지스마트점`에선 BC카드 모바일 앱인 `페이북`으로 무인 결제가 가능하다. [사진 제공 = BC카드]
최근 방문한 서울 중구 BC카드 본사 소재 'GS25 을지스마트점'. BC카드 애플리케이션(앱)인 '페이북'에 뜬 신용카드 QR코드를 매장 앞 결제기에 찍고 안으로 들어섰다. 우유 한 팩을 고르고 매장 밖으로 나가니 곧바로 전자영수증이 날아왔다. 구매부터 결제까지 사람 손이 필요한 부분은 없었다. 물건을 골라 결제한 뒤 전자영수증을 받는 데 걸린 시간은 딱 10초였다.
BC카드는 최근 GS25, 스마트로와 손잡고 '무인 결제'를 선보였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운영하는 무인 소매점 '아마존 고'와 비슷한 형태다. 매대에 장착된 무게 감지 센서 300개가 고객이 어떤 물건을 고르는지 인식한다. 실제로 우유 한 팩을 들자 점주용 앱에서 바로 우유 재고가 하나 줄어들었다.
'간편결제'가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페이업체들 도전에 맞서 간편결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들은 최근 새로운 간편결제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BC카드가 사람 없이 앱만으로 결제하는 '무인 결제'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신한카드는 얼굴로 결제하는 '페이스 페이'를, 롯데카드는 손바닥 정맥 인증 결제 서비스인 '핸드 페이'를 출시했다.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이유는 핀테크 등 비대면 결제 확대로 실물 카드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간편결제 이용 건수는 23억8000건에 이른다. 결제 금액은 80조1453억원으로 2016년(26조8808억원)보다 약 3배 성장했다.
지난달 찾은 서울 중구 신한카드 본사 내 카페. "얼굴로 결제할게요"라고 말한 뒤 페이스 페이 단말기에 얼굴을 갖다 대니 등록된 카드로 바로 결제가 끝났다. 플라스틱 카드는 물론 휴대전화도 필요 없었다. 그 대신 페이스 페이는 미리 얼굴을 등록해야 한다. 단말기에 카드를 등록한 뒤 카메라에 얼굴을 갖다 대면 약 5초 만에 등록이 완료된다. 안경을 쓴 사람이나 액세서리 등도 인식한다. 한 번만 등록하면 10년은 거뜬하다. 단말기가 얼굴이 늙어도 10년 정도 노화는 인식하기 때문이다. 신한카드는 이달부터 한양대학교로 시범 운영을 확대한다.

롯데카드 핸드 페이는 편의점 셀프 계산대에서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한 뒤 센서에 손바닥을 갖다 대면 결제되는 방식이다. 손바닥 정맥을 인식해 결제하는 데 딱 1초 걸린다. 단말기 센서가 헤모글로빈 성분을 분석해 개개인을 식별한다. 센서에 접촉하는 지문 인식과 달리 위생상 안전하고, 물이 묻은 손도 인식한다. 손바닥 등록은 매장에 설치된 기기에서 1분 만에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KB국민카드는 KB금융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간편결제 플랫폼인 'KB페이' 구축에 나선다.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선점한 '페이' 시장을 전통 금융산업이 되찾겠다는 것이다. KB페이처럼 금융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결제 플랫폼 구축은 업계 처음이다.
[이새하 기자 / 한상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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