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형증권사뿐 아니라 중소형증권사까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호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은행(IB)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 다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 KTB투자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종금증권이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8653억원, 당기순이익이 709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4.3%, 42.2% 증가하며, 국내 증권업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대내외 악재로 인한 증시 부진 속에서도 다변화한 수익구조와 사업부문간 시너지 증진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특히 투자은행(IB) 부문과 자산운용(Trading) 부문 수익이 증가하면서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영업이익 7272억원, 당기순이익 6673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41.95%, 43.66% 증가한 호실적을 냈다. 해외법인과 IB수익 증대로 영업이익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약 5754억원으로 그 뒤를 따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4764억원으로 31.8% 증가해 사상 최고 순이익을 달성했다. IB부문이 사상 최대 수익을 기록했고, 트레이딩 부문에서 운용 관련 수익이 전년 대비 55.2% 성장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삼성증권 역시 IB부문 실적 호조로 지난해 당기순이익 3918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17.3% 늘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전년 대비 84.3% 늘어난 2803억원의 연간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다음달에는 약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해 '초대형 IB' 자격요건인 자기자본 4조를 충족할 예정이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5000억원을 넘어서며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국내 증시가 부진하면서 증권사들의 주식 거래 중계 수수료 수입은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IB, 트레이딩, 자기자본투자(PI)까지 사업을 확대화며 수익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투자은행, 트레이딩, 자기자본투자의 경우 네트워크와 운용역량이 중요한데, 한국의 증권 산업이 능동적인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자본이 뒷받침되는 대형 증권사가 투자 매력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거래대금이 증가하고, 지수가 상승한다고 증권업지수에 베팅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최근 수익기여 비중이 급 성장한 분야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비전통적인 IB 업무"라며 "셀 다운(Sell-down) 시의 금융주선수수료, 일부 직접 투자했을 때 얻는 레버리지 효과 등이 돈이 되는 이유로, 대규모 딜 소싱이 가능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에게 유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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