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지역을 지지 기반으로 하는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의 3당 통합 논의가 암초에 부딪혔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통합을 위한 2선 후퇴' 요구를 공개적으로 거부하고, 당권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면서다. 통합 이후 당 지도체제를 어떻게 정리할 것이냐가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협상 난항이 불가피해졌다. 이날 오전 열릴 예정이던 3당 통합 실무회의도 오후로 연기됐다.
12일 손 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3당 통합과 손학규의 거취가 무슨 상관인가. 통합이 '당 대표 물러나라'가 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2선 후퇴 주장이 계속 나올 수 있다는 질문에 발끈하며 "2선 후퇴를 안 한다니까요"라고 재차 강조했다.
손 대표는 "3당 통합을 한 뒤 미래세대와의 통합을 위해 내가 그 대표 역할을 해야겠다는 이야기"라며 당권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저는 분명히 말씀드렸다. 3당 통합 후에 세대교체 통합이 이뤄질 때까지 내가 그것을 책임지겠다"며 "그 통합이 이뤄지는 순간 나는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전날 바른미래당에서 통합 논의를 담당하고 있는 박주선 통합추진위원장은 손 대표에게 3당 통합을 위해 2선으로 후퇴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이에 대해 "새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든지, 현 3당 지도부가 1명씩 지정한 대표를 만들어달라고 한다. 그렇게 해서 뭘 하겠다는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단순한 3당 통합, 지역주의 통합이 된다면 그 지역에 나오는 몇몇 분들은 선거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바른미래당 자체와 우리나라 정치 개혁의 과제는 사라지는 것"이라며 일부 호남계 의원들을 비판했다. 자신이 용퇴를 거부할 경우 탈당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엔 "바른미래당이 분열을 통해 여기까지 왔는데 또 분열해 당을 망하게 하겠다는 것이냐"라며 "그렇게 생각 안 한다"고 잘라 말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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