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정권 등지면 피곤…논객질은 들개가 해야"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자신이 유희곤 기자를 옹호한 대가로 경향신문 연재를 따냈다는 의혹에 "자기가 그렇게 산다고 남들도 그렇게 산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신문 기고도 안해봤나. 원고료 몇 푼이나 한다고. 워낙 내 글이 뇌살적이라 여기 저기 기고 요청도 많다"고 반박했다.
진 전 교수는 1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권과 척을 지면 피곤해진다"며 "일자리도 잃고 강연이 취소되기도 도중에 중단되기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돈 벌 생각이었다면 진작에 자기들처럼 입으로 그분 뒤를 핥아드렸을 것"이라며 "개는 원래 밥 주는 놈을 위해 짖게 돼 있어 논객 제대로 하려면 들개가 돼야 한다. 제 밥줄은 제가 알아서 해결할 줄 아는 들개"라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그동안 정치 강연으로 들어온 돈은 다 정치적으로 기부했다"며 "사적으로 취한 건 조영남 사건으로 논객질 때려치울 때 오마이뉴스 원고료를 열 받아서 먹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런 일 있으면 독자의 절반을 잃어 책 판매 부수가 뚝 떨어진다"며 "당연히 경제적으로 타격이 있지만 하루하루 먹고살 걱정하는 서민층을 생각하면 이 삶도 사치"라고 밝혔다.
세상이 타락했다고 지적한 진 전 교수는 "논객질도 국가와 사회를 위한 '공적' 정치 활동이기 때문에 지켜야 할 논리와 윤리가 있는 것"이라며 "그런데 아주 유감스럽게도 요즘 논객을 자처하는 친문의 젊은 애들은 이걸 아주 당연하게 사적인 영리활동으로 여겨 공공성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다"고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어 그는 친문 논객들을 향해 "귀한 인생을 권력의 청부를 받아 뒤치다꺼지 해주는 조폭 똘마니 짓이나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며 "자기가 입술 용역을 제공하면 권력에서는 그 대가를 지불하는 비즈니스라 거기에 논리고 윤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젊은 시절부터 푹 썩은 채로 살아가겠다는데 말릴 수는 없지만 자기들이 그렇게 산다고 남들도 그렇게 살 거라 착각하지 말라"면서도 "이렇게 똥폼 잡는 것도 586세대의 특권인 것 같다. 혹시 우리 세대가 기득권이 돼 그들의 기회마저 빼앗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하고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글에 유희곤 경향신문 기자가 "죄송합니다. 원고료 사비로라도 드려야 하는데"라고 답글을 달아 진 전 교수의 의견에 힘을 보탰다.
[디지털뉴스국 김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