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제주도 부동산 경매시장까지 `냉기`
입력 2020-02-10 17:46 
최근 지속되는 제주도 주택 시장 침체가 경매 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매 물건은 급증하는데 낙찰률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크게 떨어지는 추세다. 중국인 투자 급증에 제주살이 열풍까지 불면서 집값이 급등하고 경매도 활황이었던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딴판이다.
10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에서 법원 경매 시장에 나온 아파트와 연립주택, 단독주택 등 주거시설은 모두 668건이었다. 2017년 208건, 2018년 302건과 비교하면 1년 만에 무려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낙찰률은 주저앉고 있다. 작년 제주도 주택 경매 낙찰률은 32.3%에 그쳤다. 물건이 나와도 3건 중 2건이 유찰됐다는 뜻이다. 2017년에 53.5%였던 낙찰률은 2018년 44.4%로 떨어진 데 이어 매년 10%포인트씩 뚝뚝 떨어지고 있다. 낙찰가율 하락 속도는 더욱 가파르다. 2017년만 해도 109.7%였던 제주도 주택 낙찰가율은 2018년 91.1%, 2019년엔 74.1%까지 내려앉았다.
예를 들어 제주시에서도 중심가인 이도2동 전원파크맨션은 두 차례 유찰된 후 지난해 말 감정가(2억5100만원)의 71%인 1억8510만원에 낙찰됐다. 숙박업소와 음식점 등 업무·상업시설 경매 시장 역시 분위기가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480건이 경매 시장에 나와 135건이 낙찰돼 낙찰률이 28.1%에 불과했다. 재작년과 낙찰률(29.8%)은 비슷하지만 물건 개수(188건)가 크게 늘었다. 2017년엔 112건 중 46건이 낙찰되면서 낙찰률이 41.1%에 달했다. 낙찰가율 역시 2017년 64.9%에서 2018년 54.7%로 떨어진 후 5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5~6차례 유찰되는 경우도 많이 생겼다. 서귀포시 법환동의 비스타케이호텔은 감정가가 3억7000만원으로 매겨졌지만 6차례 유찰됐다. 그 결과 감정가의 22%인 8311만원에 비로소 새 주인을 찾았다. 제주도 부동산 침체는 다른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올해 표준주택 공시가격에 따르면 제주도 표준주택은 1.55% 떨어지며 2009년 이후 11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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