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안철수 "미국선 제작사가 영화관 소유 못해"…CJ 겨냥한 듯
입력 2020-02-10 15:22  | 수정 2020-02-10 15:27
[사진 = 연합뉴스]

영화 '기생충'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했다는 소식에 아낌없는 축하가 쏟아지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당(가칭) 창당준비위원장이 국내 영화 생태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안 위원장은 10일 수상소식이 전해진 직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탁월한 실력과 치열한 노력으로 공정하게 경쟁해서 최고의 반열에 오른 봉준호 감독님과 '기생충' 제작팀, 그리고 대한민국 영화인들이 우리나라가 가야 할 길을 보여주셨다. 거듭 축하드린다"면서 두가지 생각을 전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기생충은 변기 물이 역류하고 냄새나는 화장실을 사용하는 반지하 거주자가 아닐 것"이라며 "공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남의 것을 빼앗는 사람들이 기생충일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여기에 안철수 위원장은 한국 영화 생태계의 공정성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미국 파라마운트사는 1948년에 '영화관을 모두 매각하라'는 법원 판결을 받았고, 그때부터 미국에는 영화제작사가 영화관을 소유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이 기획, 투자, 제작, 배급에 영화관까지 운영한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저는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1편도 좋지만, 100만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영화 10편 중에서 제가 보고 싶은 걸 골라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지적은 CJ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실제로 이번 '기생충' 영화의 배급사를 CJ엔터테인먼트가 맡고 있고, 이미경 CJ 부회장은 제작자로서도 영화에 참여했다. CJ는 멀티플렉스영화관 체인인 CGV를 계열사로 두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은 이날 시상식에서 배우와 스태프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감사의 말을 전함과 동시에 "제 비전을 실현할 수 있게 해준 바른손과 CJ, 네온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혀 안철수 위원장과는 다소 다른 소감을 전했다.
안 위원장 발언은 급변하는 영화산업계 추세와도 다소 차이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미국의 넷플릭스는 영화나 드라마 플랫폼기업으로 배급사 역할을 하지만, 최근에는 제작업무까지 진출하면서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1948년 미국 영화계와는 많이 달라진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송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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