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의사 리원량 죽음이어 中시민기자 실종…反정부여론↑
입력 2020-02-10 15:20 
중국 당국의 강제 격리에 따라 종적을 감춘 시민기자 천추스(34)씨가 지난 1월 25일 우한 현지에서 코로나참상을 고발하는 모습. [출처 = 트위터]

중국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현지 실태를 폭로해온 30대 시민기자가 갑자기 실종되면서 중국 전역이 술렁이고 있다. 특히 처음 바이러스 확산을 알렸다가 '괴담 유포자'로 몰렸던 중국인 의사 리원량(34)의 죽음과 맞물려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언론 통제에도 불구하고 왜곡과 은폐 아닌 '표현의 자유'를 달라는 중국인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모양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신문은 중국 우한 현장을 찾아가 코로나 감염자 확산과 이에 대한 정부 대응 실태를 고발해온 시민기자 천추스(34)씨가 당국에 의해 알 수 없는 곳에 강제격리됐다고 9일(현지시간) 전했다. 천씨의 친구 쉬 샤오둥 씨는 유투브 생방송을 통해 "칭다오 시 공무원과 보안요원들이 천추스의 부모에게 아들을 검역 차원에서 구금했다고 했지만 정작 무슨 이유로 어디에 있는지 조차 말하지 않았다"면서 "그의 행방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칭다오 출신인 천씨는 우한에 봉쇄령 다음날인 1월 24일 우한에 도착했고 유투브 등을 통해 입원을 기다리다 병원 밖에서 쓰러진 사람들과 간이 침대에 누워 산소호흡기를 끼고 누운 환자 등 코로나 참상을 알려왔다. 중국에서는 유투브나 트위터 등 사회연결망(SNS)가 대부분 차단되어있지만, 중국인들은 사설 인터넷망을 우회활용해 접근하곤 한다.
다만 천씨는 중국 정부의 언론 탄압 현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또 다른 친구에게 12시간 넘게 연락이 되지 않으면 천씨 자신의 SNS 계정 암호를 바꿔달라고 부탁했고, 불행히도 지난 6일 저녁 이후 연락이 끊겼다. SNS계정 정보를 받았던 천씨의 친구는 익명을 전제로 한 WP인터뷰에서 "천추스가 실종 상태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도 있다"면서 "그의 안전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시민기자 천씨의 강제 격리 사건은 앞서 의사 리원량의 사망을 본 시민들이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며 정부에 불만을 표하는 상황에서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등을 통해 회자되고 있다. 변호사였던 천씨는 "표현의 자유는 중국 헌법 35조에 규정된 시민 기본권"이라면서 시민기자를 자처해 지난해 8월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를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당시 중국 정부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본토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자신의 웨이보 계정도 강제 삭제됐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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