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싱가포르 5성 호텔이 퍼트린 신종코로나…유럽 포함 5개국 전파
입력 2020-02-10 11:55  | 수정 2020-02-17 12:05

한국인 신종코로나바이러스(신종코로나) 환자 2명이 참석한 '싱가포르 콘퍼런스'를 통해 유럽 3개국에도 바이러스가 전파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싱가포르의 고급 호텔이 졸지에 신종코로나의 국제적 확산의 온상으로 눈총을 받고 있습니다.

어제(9일) 프랑스와 스페인 보건당국에 따르면 프랑스 동부 레콩타민몽주아 스키 리조트에서 옮은 것으로 추정되는 신종코로나 추가 확진자가 영국과 스페인령 마요르카에서 각각 1명씩 확인됐습니다.

이들 2명은 같은 리조트에 머물렀다가 전날 신종코로나로 확진된 5명(9살 아동 1명 포함)과 마찬가지로 영국인입니다.

이들의 감염 경로를 추적하니 모두 지난 달 싱가포르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비즈니스 행사에 참석한 영국인 중년 남성이 전파자로 지목됐습니다.


영국의 '3번 환자'에 해당하는 이 남성은 지난달 22일 이 호텔에서 열린 비즈니스 행사에서 신종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영국 보건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앞서 프랑스 당국은 알프스 스키 리조트에 체류하던 영국인 5명이 신종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는데, 이들 5명은 리조트에서 같은 숙소에 묵었던 이 '영국인 3번 환자'로부터 병이 옮은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영국인 '3번 환자'에 해당하는 이 남성으로부터 옮은 유럽 내 확진자는 현재까지 7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영국 3번 환자는 싱가포르 행사에 이어 프랑스 스키 리조트에서 나흘간 머무르다 영국으로 귀국했으며 이달 2일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습니다.

한국의 17·19번 환자도 싱가포르의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동일한 행사에 참석한 후 감염됐습니다.

영국의 가스 분석기기업체 세르보멕스가 주최한 이 행사에는 회사의 싱가포르 지사 직원 15명을 포함해 각국에서 총 109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제(8일) 한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싱가포르 비즈니스 콘퍼런스에 신종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에서 온 참석자도 있었다고 공개했습니다.

한국인 참석자와 동석해 뷔페식을 먹은 말레이시아인 41살 참석자도 신종코로나에 감염됐으며, 귀국 후 가족에게 '2차 감염'을 일으켰습니다.

싱가포르 호텔 콘퍼런스를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된 나라는 한국, 말레이시아,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현재까지 5개국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싱가포르 호텔 행사로 아시아 국가에 이어 유럽 3개국에서도 환자가 나왔다며 '슈퍼 전파'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싱가포르 호텔 감염'에 따른 지역사회 확산 징후는 아직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WHO 유럽본부의 언론 담당자 올리비아 로이 데이비스는 "현재까지 취합된 정보를 근거로 볼 때 지역사회 전파가 일어났다는 증거는 없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는 WHO의 이런 입장에도 불구하고 접촉자 격리·검사, 학교 휴업 등 추가 감염 차단 조처에 나섰습니다.

프랑스 보건당국 관계자는 7명이 감염된 스키 리조트를 방문해 감염 위험이 매우 낮다고 강조하면서 일상을 유지하면 된다고 주민과 휴가객을 달랬다고 AP통신이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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