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4·15총선에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했던 무소속 이정현 의원이 6일 만에 출마 의사를 거둬들이겠다고 밝혔다. 지난 7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고심 끝에 이 지역 출마라는 결정을 내리고, 전날엔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야당 대표급'이 희생에 가까운 결단을 하는 것에 호응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 의원은 10일 오전 기자들에게 '출마선언을 거둬들이며'라는 메일을 보내 "이 지긋지긋한 문재인 정권을 끝장내기 위해 저를 던지기로 결심하고, 종로에 출마하겠다는 선언을 했다"고 운을 뗀 뒤 "이제 제 1야당 대표가 종로에 출마하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전임 당대표를 지낸 제가 양보를 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해 저의 출마선언을 거둬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권을 끝장내기 위해 모든 정당 모든 정파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저의 제안에, 저부터 먼저 모범을 보이고자 한다"며 "저의 이 작은 결단이 좌편향 급진 집권세력을 무너뜨리는 큰 흐름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보수정당 호남지역 의원으로 2016년엔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대표까지 올랐던 이 의원은 지난해말 지역구인 전남 순천을 떠나 이번 총선에선 수도권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남 곡성에서 태어나 신한국당 국회의원 비서로 정치를 시작한 이 의원은 1995년 광주 시의원에 도전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보수정당의 불모지인 호남에서만 출마해왔다. 18대 국회에서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그는 2014년 재보궐 선거에서 순천·곡성에서 처음 당선되며 '지역구도 타파의 선구자'의 타이틀을 얻었고, 2016년 순천에서 3선 고지에 올랐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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