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탄핵심판 무죄 선고를 받은 이후 워싱턴DC를 벗어나는 첫 외부 행보로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찾아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경제 관련 행사인 '노스캐롤라이나 오퍼튜니티(Opportunity) 나우 서밋'에 참석해 연설에 나섰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대표적인 경합주(스윙 스테이트)이자 올해 공화당 대선후보를 공식 선출할 전당대회가 8월 열리는 곳입니다.
상징성이 크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이 지역 방문은 그간 탄핵 논란으로 위축된 분위기를 일신하고 재선 필승 의지를 다지려는 포석으로 보입니다.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실업률 감소 등 경제 성과를 강조하면서 "희망없는 사람들을 도울 것"이라며 저소득층의 기회 증대를 약속했습니다.
또 아프리카계와 아시아계 미국인의 고용 확대와 이들이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기회 제공도 강조했습니다.
유색 인종이 많은 이 지역 정서를 고려한 표심 공략 발언으로 보입니다. 샬럿은 2016년 경찰의 흑인 사살에 반발한 대규모 시위로 경찰과 흑인 공동체가 격렬하게 충돌한 곳입니다.
통상 공화·민주 양당은 전당대회를 주로 경합주에서 치러왔는데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재선에 도전한 2012년 민주당 전당대회가 샬럿에서 열린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흑인을 위해 동등한 기회를 늘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우리는 하나의 미국 가족"이라며 "우리는 함께 일어나고 함께 번창하고 함께 이긴다"고 말했습니다.
흑인인 벤 카슨 전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은 연단에 올라 "트럼프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라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중간마다 민주당을 겨냥한 독설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그는 무위로 끝난 탄핵 추진을 "실패한 탄핵 사기"라고 비난하면서 공화당 의원들은 전사였다고 치켜세웠습니다.
또 민주당의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집계 '참사'와 관련, "도대체 그들은 무엇을 하고 있나"라며 "그들은 단순한 투표도 계산할 수 없다"고 조롱했습니다.
흥이 난 청중이 "4년 더"라며 재선을 바라는 구호를 외치자 트럼프는 농담조로 "12년 더", "16년 더"라는 구호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2016년 대선 당시 이곳에서 49.8%의 득표율을 기록, 46.2%에 그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따돌리고 대통령 선거인단 표(15명)를 가져갔습니다.
그 주에서 이기면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하는 승자독식 구조인 미 대선에서 경합주 승리는 중요하며, 노스캐롤라이나는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애리조나, 위스콘신 등과 함께 주요 경합주로 꼽힙니다.
그는 경제 성과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를 비롯해 새로운 북미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일본과의 합의와 함께 한국과의 합의에도 서명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민주당을 조롱하고 비난했습니다.
그는 집계 '참사'와 관련, "그들은 간단한 집계표조차 작성할 수 없었는데도 어떻게 나라를 운영할지 운운하고 있다"고 비꼬았습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국정연설 원고를 찢은 데 대해선 "끔찍한 일"이라며 "그것은 공문서"라면서 "그녀가 한 것은 불법이다"라고 공격했습니다.
탄핵 무죄와 관련, 하원의 탄핵 기록을 삭제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사기였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 한다. 완전한 정치적 사기"라고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오후에는 뉴햄프셔주 맨체스터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11일 열리는 양당의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하루 앞두고 한발짝 빠른 행보입니다.
그는 3일 치른 아이오와 코커스를 앞두고도 지난달 30일 미시간과 아이오와를 방문, 민주당 선거운동에 맞붙을 놓으며 선제 공략한 바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