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오늘(7일) 4·15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하겠다고 전격 선언하면서 한국당의 공천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한국당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지난달 23일 출범 이후 공천에 속도를 내왔으나, 황 대표의 출마지 결정이 미뤄지면서 사실상 급제동이 걸린 상태였습니다.
당 주요 인사들의 험지 출마, 대구·경북(TK) 물갈이 등이 한국당 '혁신 공천'의 지표로 꼽히는 상황에서 그 출발점은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한 황 대표의 선택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실제 황 대표가 결단을 머뭇거리는 사이 주요 인사들의 출마지 결정 역시 줄줄이 미뤄졌습니다. 한때 종로 출마설이 나온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이 묶인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러나 황 대표의 종로 출마 결단으로 공관위의 공천 작업은 다시 본궤도에 오르게 됐습니다. 한국당 전체의 총선 필승 전략에 따른 주요 인사들의 '전략공천' 물꼬가 트인 모양새입니다.
특히 황 대표가 '꽃길'이 아닌 '험지' 출마 약속을 지킴에 따라 고향인 영남권에서 총선 채비를 갖춰온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적지 않은 압박을 받을 전망입니다.
당 대표급 및 중진들을 향한 황 대표의 '험지 출마' 요구가 힘을 받게 됐습니다.
현재 홍 전 대표는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 김 전 지사는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 공천을 신청한 상태로, 이들은 일단 공천 신청 지역을 사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황 대표의 종로 출마에 "수도권의 우리 당 붐을 조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늦었지만 고뇌에 찬 결단에 감사드린다"면서도 자신의 지역구 관련 언급을 삼갔습니다.
김 전 지사 측은 "늦었지만 황 대표의 선택은 잘된 일"이라면서도 "주요 주자가 수도권에 다 모인다고 능사는 아니다. 지역 정서도 고려해달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출마지 결단을 미뤄온 황 대표를 향한 당내 비판론은 언제든 홍 전 대표나 김 전 지사 등 간판급 인사들을 향한 거센 '험지 출마' 목소리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공관위 역시 이 같은 기류를 감안해 총선 승리를 견인할 수 있는 인사들의 '공천 교통정리'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관위는 당장 오는 10일 회의에서 주요 인사들의 공천 문제를 논의합니다.
또한 황 대표의 이번 결정이 TK 의원들의 '물갈이 반발'을 잠재우는 데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대대적인 컷오프(공천배제)가 예고된 TK 의원들은 최근 황 대표를 만나 "TK가 당의 식민지냐", "TK 모멸", "자존심을 지켜달라" 등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내며 공천 후폭풍을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황 대표가 늦었지만 '기득권 내려놓기'를 보인 만큼 TK 의원들을 향한 공관위의 '공천 칼바람'은 더욱 거셀 전망입니다.
동시에 한국당이 전날 전체 253개 지역구에 대한 1차 공천 신청을 마감한 만큼 전략공천 지역·단수후보 지역·경선 지역 선정을 비롯한 공천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한편 황 대표의 이번 결정이 새로운보수당을 비롯한 다른 야당과의 통합 논의 과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황 대표가 흔들린 리더십을 회복, 통합 논의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것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