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예능프로그램 '거리의 만찬'의 시즌2 진행자를 김용민 시사평론가와 배우 신현준으로 교체함에 따라 시청자들의 거센 반발을 받고 있다.
거리의 만찬 시즌1은 KTX 해고 승무원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파일럿으로 시작해 정규 편성으로 이어졌고, 지난달 19일에 시즌1이 종영됐다.
시즌1 방영 당시 방송인 박미선, 가수 양희은과 이지혜 등 여성 진행자 세 명이 프로그램 진행을 도맡았다. 여성 진행자들이 동성의 출연자들에게 공감해 성 소수자, 낙태죄 폐지 등 시사 이슈를 잘 짚어낸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1의 진행자들을 대신해 채택된 진행자 중 김용민은 여러 차례 여성 혐오성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 사이에서 프로그램 진행을 맡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용민은 2012년 총선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을 두고 "강간해 죽이자"고 폭언했다. 저출산 문제를 두고 "피임약을 최음제로 바꿔서 팔자"는 취지의 발언도 해 논란이 됐다.
김용민은 작년 5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에 '버닝선대인'이라는 이름의 새 코너 영상을 올린 것으로도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해당 영상이 클럽 내 성폭력부터 불법 성매매, 불법 촬영물 유포와 공유, 마약류 유통, 조세 회피, 공권력 유착 의혹이 얽힌 '클럽 버닝썬' 사건을 연상시킨다고 비판했다.
김용민은 "생각이 짧았다"며 "'주간 선대인'이라는 새 간판으로 고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신규 발탁된 MC 김용민에 대해 논란이 지속하자 지난 4일 KBS 시청자권익센터에 '거리의 만찬 MC 바꾸지 말아 주세요'라는 청원이 제기됐다.
청원인은 "프로그램 뜨고 난 후 남성 MC로 바꾸는 거 굉장히 치졸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새 MC 중 한 명인 김용민씨는 '미국 여성 장관을 성폭행해 죽여야 한다'는 발언을 한 적 있다"며 "공인으로서 가릴 말은 가리고, 논란이 될 것 생각해서 발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자 셋이 모이면 사회가 변한다. 양희은님, 박미선님, 이지혜님이 MC 그대로 진행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KBS의 시청자 청원은 30일 동안 1000명이 동의하면 해당 부서 책임자가 직접 답변하는 시스템이다. 해당 청원은 6일 오전 8시 기준 8611명이 동의, KBS의 공식 답변을 받게 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이상현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