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코로나 여파` 中 중국 개발포럼 연기…글로벌 주요행사 흔들
입력 2020-02-05 17:33  | 수정 2020-02-07 18:18

최근 홍콩대(사진)와 영국 랭커스터대, 미국 하버드대 의료진들은 중국 당국 발표와 달리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환자 수가 몇 배는 더 많을 것이라는 경고섞인 추산을 내고 있다. [출처 = BBC방송 캡처]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가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2~4월에 열릴 예정이던 글로벌 주요 행사들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이 한국·일본 등 각 국 주재 대사들을 통해 "과민반응하지 말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당장 이달 말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0'(MWC 2020)만 해도 각 국 핵심 참가자들이 대거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는 모양새다.
당장 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에서는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 포럼(Boao Forum for Asia·BFA)이 다음 달 24∼27일(현지시간) 중국 하이난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중국이 주최하는 다른 주요 연례 행사들이 하나 둘씩 연기된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는 자국 내 최장 역사를 자랑하는 최대 규모 무역박람회 '중국 수출입교역박람회(캔톤 페어·Canton Fair)'가 오는 4월 15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여파 탓에 박람회장(Canton Fair Complex) 전시활동을 중단한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 보도했다. 다만 7일 코트라광저우 무역관은 "캔톤 페어 측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예정된 캔톤 페어 일정을 그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캔톤 페어는 지난 1957년부터 열리가 시작해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진행된다. 중국을 대표하는 무역박람회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제125~126회)에는 미국과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탓에 주춤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바이러스 직격탄을 맞게 된 셈이다. 지난해 가을 광둥성 광저우시에서 열린 제126회의 경우 2018년 가을 박람회(제 124회)때보다 거래 성사액이 1.9%줄어든 294억 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중국 국무원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이유로 다음 달 말 열 예정이던 `중국 개발포럼` 개최를 미루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해 3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개발포럼2019에 참석한 팀 쿡 애플 CEO. [신화 = 연합뉴스]
한편 지난 3일 중국 국무원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이유로 다음 달 말 열 예정이던 '중국 개발포럼(China Development Forum)' 개최를 미루기로 결정했다고 이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개발포럼은 중국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연 연례행사로 매년 3월 열리고, 국무원 산하 발전연구센터가 주최한다. 지난해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개발포럼에는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보통신기술(IT)업계를 이끄는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 IBM의 버지니아 로메티 CEO등이 참석한 바 있다.
당장 스페인에서는 이달 24~27일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최대 IT전시회' MWC 2020의 경우 한국 LG전자가 불참을 결정한 데 이어 삼성전자와 SK텔레콤, 현대·기아차 등이 줄줄이 참석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소식이 5일 전해졌다. MWC 행사 특성상 참가자들이 직접 제품을 만지고 체험하는 과정에서 감염 위험성이 크다. 이 때문에 LG전자는 '고객과 임직원의 안전 우선'을 이유로 참가를 취소했고 SK텔레콤 등은 행사 출장자를 최소화하고 출장자에 대해서는 '자가격리'를 통한 재택근무를 하도록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MWC는 통상 10만 여명이 몰리는 대형행사이며, 올해 중국인 참관객만 3만∼4만명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탓에 MWC 2020 가 예년보다 썰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WHO와 스페인 보건당국과 협력해 현장에 조치를 취하고 의료 인력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본에서는 정부가 오는 11일로 예정된 중·일 재무장관 대화를 미루기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5일 보도했다. 재무대화에는 아소 다로 재무상과 류쿤 중국 재정부장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일본 정부에서 "지금 같은 시기에 무리하게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중국 측도 동의해 연기가 결정됐다.
일본 언론들은 오는 4월초중순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시진핑 중국 주석의 국빈방문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신문은 이날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시 주석의 방일 준비를 위해 추진되면 양국 정부간 실무자 회담이 연기됐다"고 전했다. 실무자회담은 이달 말로 예정된 '중일경제파트너십협의'의 준비 성격이 강하다. 도쿄신문은 "중일경제파트너십협의까지 연기되면 시 주석의 방일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에서는 시 주석의 방일은 예정대로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오는 10일 중국 닝보에서 열릴 예정이던 중일 고위급 해양협의 역시 연기됐다.
[도쿄 = 정욱 특파원 / 서울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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