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총선 출마지를 놓고 고심 중인 가운데 유력 출마지로 거론됐던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 당내 다른 인사들의 출마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달 3일 광화문 집회에서 "올해 총선에서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황 대표는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지역구를 정하지 못했다. 황 대표는 종로뿐 아니라 서울에서 용산, 양천, 마포, 구로 등을 테이블에 놓고 검토를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5일 당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제 총선 행보는 제 판단, 제 스케줄로 해야 한다. 이리 와라 그러면 이리 가고, 인재발표하라고 하면 이때 발표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5차 회의를 열어 황 대표의 출마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일부 공관위원이 황 대표의 종로 출마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는 가운데 당내에선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게 완패하는 것으로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들어 '불출마'가 낫다는 말도 나오는 상황이다.
당 고위 관계자는 한 매체와 통화에서 "황 대표가 종로로 나와 밀리는 모습을 보이면 수도권 선거에 모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불출마만이 답"이라고 꼬집었다.
한 의원도 통화에서 "이제는 종로에 출마한다 해도 떠밀려 나오는 꼴이다. 어느 유권자가 표를 주겠느냐"며 "실기했다"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 당내에서는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접을 경우 '대타'가 누굴 지에 관심이 모인다.
종로 출마 가능성이 있는 대표적 인사는 평창동에서 20년째 거주 중인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다.
대구 수성갑 출마를 원했던 김 전 위원장은 당의 험지 출마 요구를 받아들인 뒤 아직 지역구를 정하지 못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지난달 말 그에게 종로 출마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기업인으로 활동 중인 홍정욱 전 의원 역시 대타로 거론된다.
김 위원장은 6일 미국에서 귀국하는 홍 전 의원을 곧 만나 총선 출마 여부를 타진할 예정이다. 홍 전 의원 역시 종로에 출마해 정치적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례대표 초선인 전희경 의원 역시 당내에서 부상한다.
1975년생으로 한국당 기준 '청년'인 전 의원이 젊은 바람을 일으키며 대권 주자인 이 전 총리의 힘을 뺀다는 계획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정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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