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확진자 2명 나온 '광주21세기병원'…출입문 묶어 봉쇄
입력 2020-02-05 13:18  | 수정 2020-02-12 14:0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나오면서 병원 전체가 격리된 광주 21세기병원은 긴장 속에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오늘(5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전날 임시 휴업과 출입통제가 이뤄진 21세기병원에는 낮 12시 현재 72명의 입원환자가 머물고 있습니다.

입원 치료를 받던 18번 확진자(16번 확진자의 딸)는 오전 11시 40분쯤 음압 병동이 마련된 전남대학교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환자들은 병원 안에서 16번 확진자에 이어 그의 딸까지 추가 확진자가 발생한 소식을 접하면서 다소 불안한 기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구내식당에서 제공한 식사를 하며 평소와 다름없이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병원 측은 전했습니다.

환자들은 큰 동요 없이 외부와 연락할 유일한 수단인 휴대전화로 뉴스를 찾아보고 가족, 지인과 대화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의료진과 직원 등 병원 관계자는 전날 건물 출입을 금지한 격리 조처가 내려질 당시 83명이 병원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와 달리 외부에서 배달한 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했습니다.

배달부와 직접 만나지 않고 신용카드로 계산해 문 앞에 두고 가는 방식으로 음식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상치 못하게 격리된 밤을 보낸 병원 관계자가 외부인 도움을 받아 창문으로 이부자리 등 생필품을 주고받는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한때 21세기병원이 신종코로나 확산 이후 처음으로 코호트 격리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당국은 이번 조처가 '일시적인 폐쇄'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코호트 격리란 특정 질병 발병 환자와 의료진을 동일 집단(코호트)으로 묶어 전원 격리해 확산 위험을 줄이는 조치를 뜻합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전남대병원 음압 병동에 입원 중인 16번 환자와 접촉한 적 없는 병원 관계자 일부를 오늘(5일) 새벽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이들은 병원 전체 격리 조처 전 퇴근한 의료진, 직원과 마찬가지로 자가격리 대상자로 분류됐습니다.

날이 밝으면서 로비를 오가는 직원과 환자가 투명 유리문 너머로 비치기도 했는데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사람이 드나들지 못하게 걸어 잠근 출입문의 손잡이까지 밧줄로 묶어두는 등 병원은 이중, 삼중으로 외부와의 접촉 차단에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경찰도 이날은 병원 외부에 경력을 배치해 만약의 상황에 대비했습니다.

보건당국은 18번 확진자와 함께 생활한 병동 환자 20여명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병원 밖으로 내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확진자와 가까이 접촉한 일부는 광주소방학교에서 잠복기 동안 격리 생활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접촉 정도가 덜한 일부는 자가격리 대상이 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16번 확진자가 인대수술을 한 딸을 간호하면서 수일간 병원 생활을 했던 만큼 접촉자가 상당할 것으로 보여 자가격리 등에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관련 소식을 전해 들은 일부 환자 가족이 날이 밝으면서 삼삼오오 21세기병원 주차장으로 모여들기도 했습니다.

18번 확진자와 같은 병동에서 생활한 환자 20여명은 격리가 끝날 때까지 21세기병원에 머물 전망입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18번 확진자의 엄마인 16번 확진자도 당초 21세기병원 입원환자로 알려졌으나 딸을 병간호하면서 이 병원에 머물렀다"며 "입원환자는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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