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놓고 바이러스라며 키득"…해외 거주 국민 혐오에 `울상`
입력 2020-02-05 11:30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에 대한 불안이 확산하는 가운데, 해외에 거주하는 일부 국민들이 일상에서 인종차별을 겪는다고 호소하고 있다.
프랑스 니스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 중인 조 모(27) 씨는 동양인을 바이러스 취급을 하며 조롱하는 등 일상적인 차별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털어놨다.
조 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회 분위기상 대놓고 동양인에 대해 인종차별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신종코로나가 발병한 이후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고 토로했다.
지난 3일 손흥민(토트넘) 선수가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인터뷰에서 잔기침을 하자 각종 SNS에서는 "손흥민의 혈관에 바이러스가 흐른다" 등 신종코로나와 연관 지어 조롱하는 게시물이 다수 게재됐다.

신종코로나 감염에 대한 불안이 국내 체류 중국인에 대한 혐오로 변질돼 확산하면서, 이러한 혐오와 배제가 우리 국민에게도 고스란히 돌아온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에 사는 주부 윤 모(59)씨는 "신종코로나 사태 이후 주변에 중국인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면서 "딸이 독일 베를린에서 유학 중인데, 혹시 국내 중국인들과 같은 취급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혐오의 감정도 상호적인 것이어서, 국제화된 환경에서는 혐오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건강과 사회적 안전의 문제와 결부될 때 혐오의 감정이나 태도가 굉장히 빠르게 확산하곤 한다"면서 "질병에 대한 두려움이 혐오와 차별의 마음과 결합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신종코로나와 관련된 인종 갈등은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는 특수성이 있기는 하지만, 똑같이 보호받아야 하는 시민들이 '병균 덩어리'나 '숙주'로 취급되는 것은 문제"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신종코로나 사태가 조금 진정되고 나면 '다른 것에 대한 혐오'를 진단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결국 우리와 자식 세대에 피해가 돌아오지 않도록 시민사회의 국제적 공조로 혐오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정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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