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신종 코로나? 우한폐렴? 정확한 명칭은?…전문가들도 고민중
입력 2020-02-05 11:11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전 세계로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에 대해 여러 이름이 혼용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이 정식 명칭을 두고 고심 중이다.
앞서 지난 30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상황 보고서를 내고 신종 코로나의 명칭을 잠정적으로 '2019 nCoV 급성 호흡기 질환'(2019-nCoV acute respiratory disease)으로 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현재까지 미국 언론 대부분은 기사에서 '신종 바이러스'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표현을 사용 중이다.
다만 코로나바이러스는 일반적인 감기를 포함해 넓은 범위의 바이러스를 통칭하는 이름이어서 정확한 명칭은 아니다.

일각에선 해당 병이 중국 우한에서 발생했다는 것에 주목해 '우한 바이러스'나 '우한 독감'이라고 부르지만 '독감'과는 완전히 다른 바이러스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도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해 알아가는 단계인 만큼 이름을 두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HO가 권고한 '2019 n-CoV 급성 호흡기 질환'이라는 명칭도 임시 명칭에 불과하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의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사람들이 일단 숨을 돌리고 날 때쯤이면 이름이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에는 지명을 이용해 병명이나 병의 원인체 이름을 짓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감염질환인 웨스트나일열은 우간다 웨스트 나일 지역에서 발견된 데서 유래했다.
라임병은 지난 1975년 미국 코네티컷주 올드 라임 마을에서 발견돼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하지만 지명을 이용한 작명방식은 여러 문제를 일으켰다.
특히 지난 1918년 발생해 2년간 전 세계에서 2000만~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은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 정작 스페인에서 시작되지 않았는데도 오명만 얻었다고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WHO는 지난 2015년 지역명이나 동물, 특정 직군이 포함된 이름은 사용하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아프리카에서 지명을 단 '지카 바이러스'나 동물명을 딴 '돼지 독감', 미 재향군인(Legionnaire)에게서 이름을 딴 호흡기 감염병 '레지오넬라' 같은 이름을 쓰지 말라는 방침이다.
지명을 이용할 경우 낙인효과가 발생해 특정 사람들이나 사업에 큰 영향을 주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지난 2009년 유행한 돼지독감은 돼지고기 섭취로 감염되는 것이 아닌데도 돼지고기 소비가 급감한 바 있다.
미시간대학에서 의학사를 연구하는 하워드 마클 박사는 "사물을 가리킬 때의 감수성이나 허용범위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면서도 WHO가 정작 병명을 정하는 데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마클 박사는 "'우한 바이러스'라는 말이 귀에 감기지 않나"라면서 "이름이 너무 전염성이 강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서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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