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韓 마스크 사재기하고 인증한 중국인, 본국에서 되팔기?
입력 2020-02-04 11:30 
중국인 대리구매자가 한국에서 구입한 마스크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중국인들이 한국의 마스크를 매입해 본국에서 비싼 값에 되파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는 가운데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는 한국 마스크를 본국에서 되팔 목적으로 대량 구매해 SNS에 인증한 중국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에는 "사재기한 한국 마스크 광고하는 중국인"이라는 사진들이 올라왔다. 사진 속에는 호텔로 보이는 숙소에 펼쳐 놓은 수많은 마스크들과 박스째로 구입한 마스크들이 담겼다. 사진의 워터마크로는 '한국 정품 대리구매'라는 문구가 쓰였다. 이를 통해 봤을 때 단순 구매자가 아니라 대리구매업자가 한국 정품을 구입했다는 것을 광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을 접한 대부분의 국내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이들은 "1인당 구매 개수 제한 걸어 놔야 할 것 같다. 병 주고 약도 훔쳐 간다"(nik****), "중국 가서 믿을 수 있는 외제 마스크라고 몇 배씩 바가지 씌워서 팔 것"(중****), "명백한 시장 질서 교란 행위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다"(soo****)라는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행위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훔쳐 간 것도 아니고 정상적으로 구매해서 간 것이다"(구****), "하루 1000만장씩 생산하는 공업 강국인데 소비가 어떻게든 된다면 이득이다. 창고에 쌓아두고 10배씩 폭리 취하는 중간 상인을 처벌해야 한다"(잭****), "중국이 더 급하니까 저렇게라도 중국에서 여러 사람이 쓴다면 다행인 것"(자****)이라는 입장을 표했다.

현재 한국에서도 마스크를 구하기 어렵고 웃돈을 주고 사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마트나 약국 등엔 마스크가 동났고,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한 업체의 마스크는 470원에서 1만원으로 값을 올린 사례도 있다. 마스크 제조업체 '웰킵스'의 박종한 대표는 지난 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요가) 수치를 환산할 수 없을 정도"라며 "내수뿐만 아니라 중국에 수출하시는 분들이 매집 행위를 하고 있어서 수십억 개 수준의 물량 요구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 대표는 "판매가를 단 1원도 안 올렸다"며 "물건을 공급받아 간 온라인 재판매상이나 유통 벤더나 이런 곳들이 중간에 폭리를 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박 대표에 따르면 중국의 보따리상들은 한국 마스크를 대량으로 매집해 중국 온라인에서 5~10배 정도의 폭리를 취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의 성 정부, 대형 기업 등에서도 한국의 마스크를 다량 구매해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서울경찰청은 지난 3일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6일께 마스크 등 관련 의료용품에 대한 매점매석 금지 고시를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고시를 통해 지정한 매점매석 행위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처벌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대표는 "제조 정지시키고, 인터넷 판매자 판매 정지시키고, 영구적으로 온라인 허가 못 받게 하고, 또 징벌적 과태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형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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