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5300억 獨헤리티지DLS 손실 확정 위기
입력 2020-02-03 17:57  | 수정 2020-02-03 21:32
작년 7월 만기 연장 사태가 불거진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의 현지 시행사가 자산매각에 실패하면서 권한위임 절차를 거쳐 운용사가 직접 자금회수에 나서기로 했다. 시행사 투자자산 규모와 시장가치가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에 독일 헤리티지 DLS 사태는 단순한 원리금 지불 연기를 넘어 투자자 원금손실 사태로 번질 우려도 제기된다.
싱가포르 반자란운용은 지난달 29일 국내 판매사와 만나 독일 헤리티지 DLS에 대해 시행사 파산이나 포괄적 권한위임(PoA) 절차에 따른 자산매각을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지금까지는 만기 연장을 통해 시간을 벌어놓고 현지 시행사가 자산매각을 진행할 방침이었으나 또다시 원리금 지불이 유예되자 이번에는 시행사에 자산매각을 위한 기간을 주는 대신 아예 운용사가 조기 매각에 나서 현금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한 독일 헤리티지 DLS 상품이 지난달 31일 세 번째 만기를 맞았으나 원리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헤리티지 DLS 신탁은 싱가포르 운용사 반자란이 운용하는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형성된 상품으로 해당 펀드가 특수목적법인(SPC) 발행 전환사채(CB)에 투자하고, SPC가 현지 시행사인 저먼프로퍼티그룹(GPG)에 부동산 담보대출을 제공하는 구조다. GPG는 독일의 오래된 건물 등을 사들여 고급 아파트로 재개발하는 사업을 통해 고수익을 제공하겠다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지난해 7월 이후 국내에서 총 5278억원어치가 팔렸고, 이 중 만기 상환된 금액은 206억원에 불과하다. 만기가 됐는데도 상환하지 못하고 연장된 금액만 2586억원에 달한다.
더구나 매일경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에서 상품이 판매되기 전 영국과 싱가포르 금융 당국이 공식적으로 현지 시행사 신용에 의문을 제기한 데다 독일 현지매체도 해당 시행사가 사기·횡령·자금세탁 등 비행을 저지른 정황에 대해 보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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