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상장사 실적 예상치 소폭상회…바닥신호?
입력 2020-02-03 17:52  | 수정 2020-02-03 19:29
지난해 4분기 주요 상장사들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경기 하강 위험을 조기에 막는다면 올해 1분기에는 실적 반등이 가능하다는 예측도 나온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시한 매출 1000억원 이상 상장사 45개사의 영업이익(연결 기준) 합계는 13조5078억원이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 13조2579억원을 2499억원 상회하는 수치다. 에프앤가이드는 증권사 3곳 이상 추정치를 냈고 지난달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를 대상으로 실적과 컨센서스를 비교해 집계했다.
이번 조사에서 시장 컨센서스보다 잠정 실적이 좋은 기업은 모두 20곳이었다. 시장 컨센서스 대비 가장 실적이 좋았던 기업은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4분기 3629억원 영업적자가 예상됐지만, 오히려 168억원 영업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뒤이은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은 HDC현대산업개발이다. 지난해 4분기 당초 예상된 영업흑자 규모가 시장 컨센서스 937억원보다 무려 71.2% 높은 1604억원에 달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4분기 매출 또한 시장 컨센서스보다 12.5% 많았다. 호텔신라도 같은 기간 기대치보다 44.7% 높은 776억원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이 밖에 동부건설(42.3%), 대림산업(35.5%), 삼성물산(28.4%) 등 건설사들 실적이 기대보다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건설업의 지난해 실적이 전반적으로 양호하다"면서 "지난해 이연 물량과 분양가상한제 실시에 따른 후폭풍으로 올해 상반기 분양 경기 호조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면 시장 기대치보다 잠정 실적이 나빴던 기업은 25곳이다. 주로 정유·화학 업계가 지난해 4분기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분위기다. 가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기업은 에쓰오일이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4분기 1853억원 영업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실제 영업흑자는 386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매출은 기대보다 3.7% 높은 6조4762억원을 기록했지만 정제마진이 하락하며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에쓰오일의 뒤를 이어 시장 컨센서스 대비 실적이 나빴던 기업은 금호석유다. 지난해 4분기 금호석유는 당초 547억원 영업흑자를 기대했지만 161억원 흑자에 그쳤다.
다만 전체 상장사 영업이익은 개선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4분기 상장사 실적이 기대를 소폭 상회한 만큼 '4분기 바닥론'이 힘을 얻는 모양새다. 실제로 에프앤가이드가 5분기에 걸쳐 실적과 추정치가 있는 상장사 168개를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분기별 영업이익은 개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3분기 대상 기업들의 영업이익을 합산하면 모두 24조8977억원이었다. 그러던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등 악재가 겹치면서 지난해 4분기 예상 실적이 21조721억원까지 급락했다. 하지만 시장 컨센서스는 올해 1분기부터 뚜렷이 반등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합산액이 전 분기 대비 27.0% 상승한 26조7605억원으로 예측됐다.
다만 신종 코로나에 따른 경기 급락이 아직 시장 컨센서스에 반영되지 않은 것은 감안해야 한다. 정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의 창궐로 2월 증시는 하락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과거 사례에서 미뤄 보면 전 세계적인 질병이 창궐하면 종료 선언까지 최소 3~4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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