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미래에셋 美상장ETF에 해외직구족 몰렸다
입력 2020-02-02 18:28  | 수정 2020-02-02 19:47
지난해 4월에 상장된 `글로벌X 클라우드 ETF`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위치한 나스닥 마켓사이트(NASDAQ MarketSite)에 표시돼 있다. [사진 제공 =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18년 2월 인수한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글로벌X의 ETF들에 해외 직구족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판매사인 미래에셋대우의 적극적인 해외 주식 투자 마케팅, 다양한 상품 라인업과 미국 증시 직접투자 효과, 수익률 호조세, 절세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2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작년 해외 직구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4개가 글로벌X가 출시한 ETF였다. 1위는 글로벌X 클라우드 ETF로 지난해 연간 순매수 규모가 1억9367만달러였다. 작년 상반기 미국 증시 시가총액 1위를 지켜오던 마이크로소프트보다 순매수량이 더 많다. 3위를 차지한 글로벌X 리츠 ETF는 순매수 규모가 8378만달러였다. 미국 시장에 상장돼 있는 리츠 ETF 중에선 뱅가드 리츠 ETF가 거래량이 가장 많지만 한국에선 글로벌X의 리츠 ETF가 뱅가드 리츠 ETF보다 순매수에서 2배 정도 규모가 컸다. 그 외 5위가 글로벌X 고배당 ETF로 7248만달러, 6위는 글로벌X 나스닥100 ETF로 7010만달러였다. 글로벌X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2018년 5억달러에 인수한 ETF 운용사다. 주로 테마형 ETF에 특화돼 있다.
특히 글로벌X는 미래에셋에 인수된 후 클라우드 ETF를 지난해 4월 출시해 초반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작년 해외 직구 순매수 1위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출시한 지 10개월밖에 안 됐지만 글로벌X 내 ETF 중에서도 수탁액이 12위(4억5776만달러)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출시 당시 주가는 14.78달러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작년 10월부터 본격 상승을 시작하면서 최근엔 17달러까지 올라갔다.
글로벌X 인수로 미래에셋그룹은 개인 고객들에게 펀드, 국내 상장 ETF, 해외 상장 ETF라는 세 가지 투자 방식을 모두 제시할 수 있게 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외 펀드와 함께 TIGER라는 브랜드의 국내 상장 ETF를 주된 투자 방식으로 제시했는데 글로벌X ETF를 통해 과세 면에서 보다 유리한 '해외 상장 ETF' 선택지를 내놓은 것이다.

해외 펀드와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는 펀드 기준가나 ETF 주가가 오른 부분에 대해 배당소득세로 과세된다. 배당소득세는 세율이 15.4%(지방소득세 포함)인데 2000만원이 넘으면 금융종합소득세의 과세 대상이 되기 때문에 최고 세율 46.4%의 누진세제가 부과된다.
게다가 손실이 날 경우 손익통산이 안 된다는 문제도 있었다. 반면 글로벌X ETF와 같이 해외 시장에 상장된 ETF의 경우엔 양도소득세로 과세되기 때문에 손익통상이 되고 22%의 단일세율이 적용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개인의 투자 스타일이나 과세 측면에서 펀드, 국내 상장 ETF, 해외 상장 ETF 등 세 가지 투자 비이클(vehicle) 중 가장 유리한 방식을 택하도록 하는 것이 미래에셋대우 WM본부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2019년 들어 글로벌X ETF의 순매수량이 크게 늘어난 까닭은 증시 변동성이 심화되면서 개별 종목보다는 ETF를 통한 분산투자를 택하는 투자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해외 주식 순매수 10위 중 개별 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디즈니, 베트남 페트로리멕스 단 세 종목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ETF였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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