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의 소속사로 익히 알려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을 추진한다. 예상 기업가치만 최소 4조원에 육박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다수 증권사에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 국내 대형 증권사와 외국계들이 초청을 받았다. 입찰에 참여하길 원하는 곳은 다음주 수요일(2월 5일)까지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음반제작 및 연예인 매니지먼트 회사로 2005년 설립됐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의 먼 친척인 방시혁 씨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방 대표는 보통주 지분 43%(2018년 말 기준)를 보유해 최대 주주에 올라있다. 2대 주주는 넷마블(25.22%)이다.
그가 육성한 방탄소년단(BTS)은 전세계를 평정한 가수로 우뚝 섰다. 빌보드 메인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미국의 3대 가요 시상식 중 하나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와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듀오·그룹 부문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내 아이돌 그룹이 가보지 못한 길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시점에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실적 추이가 우상향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매출액은 2142억원, 영업이익은 641억원이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2.3배, 영업이익은 1.97배 불어났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246억원에서 502억원으로 2배 껑충 뛰었다. 시장에서는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을 약 3000억원, 영업이익을 약 1000억원 정도로 전망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를 도우려는 목적도 있다. 넷마블 뿐 아니라 스틱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증권, LB인베스트먼트 등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다. 넷마블은 2017년 벤처캐피탈로부터 구주를 사들이며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를 약 8000억원으로 평가한 바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을 마치면 어느정도의 몸값이 책정될까. 시장에서는 회사의 예상 시가총액이 최소 4조원에 달할 것이라 보고 있다. 동종업계 상장사인 JYP엔터(9000억원)와 SM엔터(8000억원), YG엔터(6000억원)의 사이즈를 훌쩍 뛰어넘으리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장 관계자는 "BTS의 세계적인 인기 덕분에 구주 시장에서 빅히트엔터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상황"이라며 "가수 한 팀에만 의존하는 '원 그룹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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