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작년 주택공급 4대지표 모두 감소
입력 2020-01-30 15:27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해 전국 주택 인허가·착공·분양·준공 등 공급 관련 '4대 지표'가 모두 5년 평균치를 밑돌았다. 서울도 준공실적만 5년 평균치를 조금 상회해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준공 주택은 '현재 물량'을, 인허가·착공·분양 주택은 '미래 물량'을 뜻한다. 이들이 함께 하락한다는 것은 현재 시장에 나온 주택도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운데 앞으로 공급될 물량이 적다는 얘기다. 정부가 주택 공급우려는 과장됐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지표는 다른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국토교통부는 작년 전국에서 인허가를 받은 주택 물량이 48만7975채로 전년대비 11.9% 감소했다고 30일 밝혔다. 최근 5년(2014~2018년) 평균치와 비교해선 무려 24.1%나 줄어들었다. 2016년부터 4년 연속 감소세다.
서울에서 인허가를 받은 주택 물량은 6만2272채로 전년대비 5.3%,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해선 25.9% 줄었다.

전국 주택 착공물량은 47만8949채로 조사됐다. 지난해보단 1.8% 늘었지만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하면 17.3% 낮아진 수치다. 서울 지역 착공물량은 7만9493채로 5년 평균 대비 1.6% 감소했다.
작년 전국 공동주택 분양(승인) 물량은 31만4308채였다. 최근 5년 평균치(38만6858채)보다 18.8% 낮아졌다. 서울에서 분양한 물량은 3만250채로 5년 평균과 비교해 18.1% 감소했다.
전국 주택 준공물량은 51만8084채를 기록했다. 2011년부터 7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서울은 7만5373채가 준공해 최근 5년 평균(7만4971채)과 비슷했다.
전문가들은 일정 수준을 유지했던 수도권 등의 준공 실적이 하락 추세로 접어들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전국 주택시장을 짓눌렀던 '물량 공세'가 어느 정도 사라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방과 수도권, 서울 등이 전체적으로 재작년보다 준공실적이 줄었다"며 "최근 1~2년 지속된 물량부담이 약화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나올 주택과 관련한 지표인 인허가와 분양물량은 이미 5년 평균치와 비교해 20% 가까이 낮아진 상태다. 지금 주택 시장을 그나마 안정적으로 받쳤던 현재 물량이 사라지는 동시에 미래 공급우려가 본격적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서울시와 국토부 등은 앞으로의 주택공급도 문제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서울의 아파트 공급 전망치는 연간 평균 4만9000가구로, 지난 6년치 평균(아파트 3만5677만)보다 약 30%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국토부 역시 앞으로 서울 입주물량으로 이어질 정비사업 단지가 135곳에 달해 주택 공급은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향후 2~3년 후 입주물량으로 이어질 2019년과 2018년 서울 주택 분양 승인 실적은 각각 3만250가구, 2만2176가구에 불과했다. 직전 5개 연도(2013~2017년) 연평균 분양 승인 실적(4만451건)보다 30~40%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실제로 부동산114와 부동산지인(부동산 빅데이터 분석 업체)에 따르면 2021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1416~2만1939가구, 2022년은 1만862~1만2516가구에 불과하다. 게다가 5년 이상 '중장기 물량'인 인허가 실적도 최근 5년 평균치 대비 약 30% 낮아진 상태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주택공급을 막는 규제가 겹겹이 쌓여있다"며 "주택 공급이 앞으로 원활하게 이루어질 거라는 정부 전망이 너무 낙관적"이라고 꼬집었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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