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마크롱식 독자노선' 택한 안철수, 신당 창당 구체화 움직임
입력 2020-01-30 11:50  | 수정 2020-02-06 12:05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안철수 전 의원이 오늘(30일)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둔 정치 노선 알리기에 나섰습니다.

안 전 의원은 전날 탈당 기자회견에서 신당 창당을 시사하면서 그 정체성으로 '실용적 중도'를 제시했습니다.

나아가 이날 탈당 후 첫 외부 행보를 통해 '실용적 중도'를 구현하기 위한 키워드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초심'을 꺼냈습니다.

안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주한프랑스대사관을 찾아 필립 르포르 주한프랑스대사와 면담했습니다.


안 전 의원은 최근 출간한 저서 '안철수, 우리의 생각이 미래를 만든다'에서 "국회의원 한 명 없던 마크롱을 대통령으로 뽑은 프랑스에서 국민들의 힘을 목격할 수 있었다"고 마크롱 대통령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는 '마크롱의 승리'에 대해 "기존의 두 거대 정당이 문제를 풀 것이라는 희망을 접은 프랑스 국민들은 새로운 미래를 고민했고, 마크롱이 주축이 된 실용적 중도 정당을 선택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향후 마크롱 대통령을 '정치 모델'로 삼아 정치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따라서 안 전 의원이 이날 면담 등을 통해 마크롱식 실용적 중도정치 구상을 구체화하면서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고, 신당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보입니다.


안 전 의원이 현재 처한 상황은 '국회의원 한 명 없던' 마크롱의 상황과도 닮았다는 말이 정치권 일각에서 나옵니다.

현재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의원 7명 중 6명은 탈당 시 의원직을 잃는 비례대표 의원입니다. 따라서 이들의 동반 탈당은 이뤄지지 않았고, 외형적으로 안 전 의원을 지원하는 '의원그룹'은 제한적입니다.

안철수계인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선 '정치적 탈당'을 통해 의원 신분을 유지하면서 안 전 의원과 함께 신당을 출범시키겠다"며 "마크롱 대통령은 단기필마로 기득권 세력을 깨부수면서 577석 중에서 350석을 확보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밝혔습니다.

안 전 의원은 이날 오후에는 한상진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를 만납니다.

대표적인 진보 성향 사회학자인 한 명예교수는 2012년 대선 때 안철수 캠프 국정자문단에서 활동한 안 전 의원의 정치적 멘토로 꼽힙니다. 2016년 국민의당 창당 과정에서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이에 한 명예교수와의 만남은 안 전 의원이 '초심'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안 전 의원은 전날 "저의 길은 더 힘들고 외로울 것이다. 그러나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안철수 신당'과 관련한 진전된 언급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동섭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2월 중순에는 창당이 될 것"이라며 "이번에는 서울, 경기를 비롯한 전국 정당을 지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역시 안철수계인 이태규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의원이 1명인 정당이 되면 기호 순서가 뒤로 밀린다'는 지적에 "연동형 비례대표제 때문에 굉장히 많은 정당이 등록하고 후보를 낼 것으로 예상돼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있다"며 "때문에 안철수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한 신당이라는 부분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당명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안 전 의원을 지지하는 분들은 한국 정치의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분들이고, 기호 순서가 후순위로 밀린다고 하더라도 그 당을 찾아서 찍을 수 있을 정도의 민도는 가지고 계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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