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한 교민 수용` 진천·아산 반발 거세…농기계로 도로 차단
입력 2020-01-29 15:10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정부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역의 교민과 유학생을 전세기로 국내 송환한 뒤 이들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에 격리 수용하기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해당 지역 정치권과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 중이다.
진천군의회는 29일 진천군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주거 밀집지역인 덕산읍 충북혁신도시에 우한 교민의 격리 수용 방침을 결정한 것은 진천·음성은 물론 충북도민을 무시한 결정으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이어 "전염병 확산을 비롯한 국가적인 재난 시에는 피해의 추가확산 방지와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합리적인 결정이 필수적"이라며 "진천군은 질병관리본부나 정부로부터 인재개발원 수용계획에 대한 어떤 협의나 합의를 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수용이 공식적인 정부의 입장이라면 지역주민과 자치단체의 입장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전염병 확산과 국민 불안감이 극대화되는 상황에서 충북혁신도시에 대규모 송환 인원을 수용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힌다"고 밝혔다.

아산 역시 거세게 반발 의사를 밝혔다. 경찰인재개발원 인근의 초사동 주민들은 아산경찰서에 집회신고를 접수했다. 주민들은 마을주민 소유의 트랙터 등 농기계를 교육원 진입도로로 옮겨 우한 교민들의 경찰인재개발원 진입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
오세현 아산시장 역시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국가적인 위기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합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아산시민의 안전대책이 먼저 해결되어야 하며 합리적인 이유도 있어야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인사혁신처 산하로 주로 국가직 공무원을, 경찰인재개발원은 경찰 간부후보생과 승진자를 각각 교육하는 공무원 전용 교육시설이다. 외부에는 개방하지 않는다. 두 곳 모두 진천과 아산 시내에서 10㎞ 안팎씩 떨어져 있다.
앞서 정부는 천안시 동남구 우정공무원교육원과 목천읍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등 2곳을 교민들의 임시수용시설로 정해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천안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했고, 이에 정부는 계획을 번복하고 다른 시설을 물색해왔다.
[디지털뉴스국 김정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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