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기관 119곳…`반대표결` 비상
입력 2020-01-28 18:02  | 수정 2020-01-28 19:57
올해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의결권 행사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정기주총을 앞두고 기업들 사이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충우 기자]
◆ 비상걸린 주총 ◆
기관투자가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뜻하는 스튜어드십코드 참여 기관이 지난해 큰 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기관들이 주주 권리 강화를 위해 실제로 기업 주주총회에서 적극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나 올해 정기 주총 시즌을 앞두고 기업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8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스튜어드십코드 참여 기관은 116곳으로 2018년 말 73곳보다 43곳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3곳이 더 합류해 현재 참여 기관은 총 119곳이다.
국내 도입 이후 첫해인 2017년에는 참여 기관이 18개 늘어났으나, 이듬해 7월 국민연금을 필두로 굵직한 기관들이 속속 참여했다. 현재 업권별 참여 기관 수는 자산운용사(42개)와 사모펀드(PEF)운용사(36개)가 가장 많고 보험사(5개), 증권사(3개), 연기금(2개)·은행(2개)·투자자문사(2개) 순이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확산으로 기업 주총에서 회사 측 안건에 대한 반대율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 기업지배구조원의 의결권 정보광장 포털에 따르면 재무제표·이익배당 안건의 경우 기관투자가 반대율이 2018년에는 평균 1.1%에 불과했지만, 작년에는 36.2%로 급등했다. 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민간 자산운용사 등의 반대율이 반영되지 않은 잠정 수치긴 하지만 스튜어드십코드로 기업이 낸 안건에 대한 반대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작년 상반기 기업지배구조원이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2017∼2018년 정기주총 안건 반대율을 분석한 결과 스튜어드십코드 미도입 자산운용사의 반대율은 거의 변화가 없는 반면 도입 자산운용사 반대율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스튜어드십코드 이행에 앞장선 몇몇 자산운용사는 회사 측 안건에 반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배구조나 배당 계획 등을 문제 삼아 주주 서한을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주주 활동을 벌여 관심을 모았다. 올해는 기관투자가의 주주 활동과 의결권 행사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관련 제도가 개선돼 이런 기류는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총 소집 시 이사나 감사 등 임원 후보자의 체납 사실, 부실 기업 임원 재직 여부 등을 함께 공고하도록 한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회사 측이 선임하려는 후보자 자격을 검증할 수 있는 정보가 확대돼 주주 입장에서 반대할 여지가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올해 정기 주총에서 지배구조나 경영 방침에 대한 주주들 견제가 한층 더 강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우제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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