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CEO의 투자 한수] 저성장 국면땐 패시브 투자가 대세
입력 2020-01-28 17:26  | 수정 2020-01-28 19:59
"자금 규모가 큰 기관투자가나 소액의 개인투자자 모두 비용이 낮은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게 낫다."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이 한 말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코스피(KOSPI)200 등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는 생소했다. 금융위기 이후 지수 추종형 상품인 패시브 투자가 글로벌 투자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최근 10년간 글로벌 증시는 상승 기조를 이어왔지만 오히려 개별 종목 선택으로 시장을 이기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또 종목 선택에 대한 비용으로 인식되던 펀드 수수료에 대한 부담도 늘어났다. 투자자들은 자연스럽게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하고 수익률 변동성도 낮은 패시브 투자로 이동하게 된 것이다.
펀드 평가기관인 모닝스타에 따르면 미국 뮤추얼펀드 시장에서 패시브펀드 비중은 2016년 9.5%에서 지난해 8월 말 기준 40.1%로 성장했다. 2002년 상장되기 시작한 국내 ETF 상품도 상장 종목 수 445개, 순자산 가치 기준 43조9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액티브펀드 부활을 예상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긴 하지만 필자는 올해에도 패시브 투자 성장률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EMP(ETF Managed Portfolio) 시장 확대와 로보어드바이저 투자가 확산되며 패시브 시장은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EMP는 ETF를 활용(50% 이상)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자금을 운용한다. 자산운용사가 ETF라는 상품을 통해 자산 배분 서비스를 제공하는 투자 상품이다. 이미 글로벌 EMP 펀드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국내 EMP 펀드 규모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에는 각종 연기금들도 EMP 투자 집행을 늘려 나갈 예정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확대도 패시브 투자의 성장을 이끌 전망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고객에게 맞는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는 목표 기반 투자 프로세스를 알고리즘으로 녹여낸 것이다. 이는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PB 서비스를 일반투자자나 소액 투자자에게 한발짝 다가서게 만들었다.
지난 10년간 패시브펀드 성과는 강력했다. 패시브 전략이 무조건적으로 액티브보다 우월한 전략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변동성 낮은 시장 상황에서는 패시브 투자 전략이 대체로 우위를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당분간 저변동성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에도 패시브 투자 비중을 늘리고 집중할 것을 제안한다.
[구희진 대신자산운용 대표][ⓒ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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