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메르스때와는 다르다"…`우한 폐렴`에도 면세점 신중론 왜?
입력 2020-01-28 15:59  | 수정 2020-01-28 16:32
롯데면세점 본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한 안내문과 손 소독제가 마련돼있다. [사진 제공 = 롯데면세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에도 불구 면세업계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달리 한한령(限韓令)으로 이미 중국 단체관광객 비중이 적어 매출 타격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8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향후 예정됐던 중국 단체관광객 방문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시내면세점의 경우 하루 평균 중국 단체관광객 수는 2000여명 수준이다. 이는 중국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전날부터 모든 해외 단체관광을 금지한 데 따른 결과다.
다만 면세업계는 당장의 큰 매출 타격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외국인 방문객 수에서 중국 단체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 달간 면세점을 방문한 외국인 수는 173만명이다. 이를 환산하면 하루 평균 5만7000여명의 외국인이 면세점을 찾는 셈이다. 이중 80~90%는 중국 개별 관광객이다.
이는 과거 메르스 사태로 면세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던 것과는 다른 상황이다. 2017년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하기 전 면세점 매출 대부분은 중국 단체관광객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당시 메르스 사태로 2015년 6~8월 3개월간 중국 관광객이 평균 50% 가량 급감하면서 면세점 매출도 크게 하락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사드 이후 중국 단체관광객이 이미 많이 줄어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메스트 사태와는 확연히 다르다"며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모든 해외여행을 금지하지 않는 이상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했다.
대신 면세업계는 중국 대리구매상(따이궁) 유입 여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현재 대리구매상은 최대 명절인 춘제를 맞아 중국으로 돌아간 상태다.
중국 보따리상은 국내에서 면세품을 구매한 뒤 현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되팔아 수입을 얻는다. 단체관광객의 방한길이 막힌 2017년 이후 중국 보따리상 수가 크게 늘었다. 보따리상이 국내 면세점에서 구매하는 객단가는 단체 관광객보다 3배 가량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면세업계는 중국 단체관광객 감소에도 불구 매출 규모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올해 춘제 직전 대리구매상 구매가 늘면서 매출이 전년대비 2~3배 가량 뛸 정도로 큰 특수를 누렸다"며 "대리구매상들은 여행객이 아니라 자영업자들이기 때문에 연휴가 끝나면 본업에 복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면세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한편 자체 대응에 돌입했다.
롯데면세점은 이날부터 ▲전 직원 일일 발열 체크 의무화 ▲매장 및 인도장 근무자 마스크 착용 의무화 ▲매장 및 인도장 주 2회 방재 소독 실시 ▲손소독제 매장 내 배치 확대 ▲고객 마스크 지급 등을 실시한다.
신라면세점도 한인규 면세(TR)부문 사장을 중심으로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직원 출입구 발열 감시 열화상 카메라를 가동한다. 또 임직원과 고객을 대상으로 보건용 마스크를 지급하고 주 1회 이상 전문 방역과 하루 1회 이상 영업장 자체 소독을 강화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