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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확산에 춘절 수혜 기대감 소멸…"중국 소비주 단기 타격 불가피"
입력 2020-01-28 10:35 

우한 폐렴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모처럼 특수를 바라보던 면세점, 화장품 등 중국 소비주들이 일제히 된서리를 맞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소비주들의 단기적인 투자 심리 위축은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한한령 해제, 위안화 강세 등으로 투자 매력이 다시 부각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28일 오전 10시 현재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호텔신라는 전일 대비 9100원(9.38%) 내린 8만7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신세계도 -9.95% 빠지고 있고 일본 면세점업체인 JTC도 -12.68% 급락 중이다.
화장품 업종도 일제히 약세다. 에이블씨엔씨는 -11.37%, 토니모리 -10.59%, 한국화장품 -9.94%, 한국화장품제조-9.73%, 아모레퍼시픽 -8.47% 하락 중이다.
여행업종에 속한 하나투어(-7.43%), 참좋은여행(-7.41%), 모두투어(-7.72%) 등도 줄줄이 내림세다. GKL(-10.48%), 파라다이스(-10.75%) 등 카지노업체들도 동반 급락하고 있다.

대한항공(-5.51%), 아시아나항공(-5.44%), 제주항공(-7.04%), 진에어(-7.24%), 티웨이항공(-8.85%) 등 항공업종도 나란히 하락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업종도 에스엠(-7.22%), 와이지엔터테인먼트(-4.50%), JYP Ent.(-5.74%)가 나란히 약세다.
최근 중국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국내외 단체관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7일부터 여행사들은 호텔과 항공편 예약을 포함한 모든 단체관광 업무를 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화장품, 면세점, 여행, 항공 등 중국 소비 관련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한풀 꺾이게 됐다. 내달 2일까지 이어지는 춘절 연휴 특수가 사실상 소멸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춘절 연휴는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한을 앞두고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컸던 만큼 조정도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도 우한 폐렴 확산이 단기적으로 중국 소비주의 실적과 주가에 모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현지에서 발생되는 매출 비중이 크거나 중국인 관광객 영향을 많이 받는 관련 소비재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과거 사스와 메르스의 사례를 보면 실제 질병 영향은 약 6개월, 중국인 인바운드 감소는 3개월에 걸쳐 발생했고 관련 업체들의 주가 조정은 2주에서 1개월간 집중됐다"고 말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우한 폐렴 이슈는 조기 안정보다는 최소 1분기 정도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한국 면세점·화장품 산업은 따이공(보따리상)들의 대량 구매가 중요해진 만큼 입국자수 변동이 절대적인 변수는 아니지만 물리적인 입국자수 감소의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또 2015년보다 면세·화장품 산업의 대중국 의존도가 더욱 높아진 것도 변수"라고 분석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한한령 해제, 위안화 강세로 중국 소비주의 약세가 오래가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우한 폐렴의 확산이 진정되는 국면에 접어들면 중국 소비주가 재차 반등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정책, 무역합의, 관세 인하로 인한 국제수지 개선 등으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라며 "이는 한한령 해제 기대감과 함께 중장기적인 중국 소비주의 강세 흐름을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염병 사태가 완화되는 시점부터 중국 소비주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구간이 도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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