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여배우는 원래 벗어" 연기학원 원장, 미성년자 수강생에게…
입력 2020-01-28 09:18  | 수정 2020-01-28 09:18
[사진 출처 = 연합 뉴스]

유명 영화인 출신인 현직 연기학원 원장이 미성년자 수강생을 그루밍 성폭력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루밍 성폭력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호감을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유형의 성범죄를 의미한다. 특히 그루밍은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27일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수년 전 한 지방에 과거 인기 영화인이던 중년 남성 A씨가 연기학원을 차렸다. 이 학원에 다녔던 전 수강생 B씨는 A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원장은 B씨의 표정에서 감정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장실로 불러 몸을 더듬었다. B씨는 A씨가 당시 '불감증인가?'라는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집과 모텔 등에서 일년 간 성폭행이 이어졌다.

당시 B씨는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의는 "병원에 5번왔다. 성적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며 "환자는 '배우가 돼야하니 그냥 참아야한다'는 말을 했었다"고 밝혔다.
B씨는 "다짜고짜 집으로 부르더니 서재로 데리로가 '(옷을) 까'라고 말했다"며 "(처음엔) 놀랐는데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담한 척 했다. 그 사람은 '여배우로서 감독이든 매니저든 몸을 바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수없이 말했었다. 정신적으로 세뇌된 상태라 성폭행을 거부하지 못했다"고 했다.
원장은 학원 내에서 신적인 존재로 군림했다고 전해졌다. 영화계에서 그의 눈 밖에 났다가는 꿈을 이룰 수 없다는 인식이 컸다. 학원 관계자는 "(영화 배우) 누구도 키우고 (그랬다더라). (자신이) 대단한 사람처럼 얘기를 하니까 애들 사이에서는 정말 신적인 존재였다"고 설명했다.
원장은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집으로 부른 것은 촬영을 돕기 위해서였고, 모텔을 간 적은 있으나 B씨의 요구였을 뿐 성관계는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당시 자신이 B씨와 연인관계였다며 둘이 나눈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B씨 뿐 아니라 다른 수강생들도 그에게 당한 성폭력 피해를 폭로했다. 한 수강생은 "원장실로 불려가 "옷을 벗으라"는 명령을 들었다"며 "원장은 '여기서 옷을 벗어야하냐고 되물으니 원장이 뭐가 부끄럽냐. 서울에서는 이런거 아무 것도 아니다. 연예인들 내 앞에서 옷 다 벗고 티비에서 나온 춤 그대로 춘 적도 있다'고 그러더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원장은 향후 수강생이 연기자가 됐을 때 여러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원장은 "(연기자가) 조금이라도 신체 노출을 원치 않는다면 연기하기 곤란하다"라며 "맨날 먹고 있고 체형 관리도 안 된 애들 자극을 주기 위한 이유도 있다"고 주장했다.
원장은 평소 '여성 배우의 성상납이 필요하다'는 식의 언급을 자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주조연급으로 (작품에) 꽂아줄테니 (성관계하자는) 제안이 들어오면 어떻게 할래?' '직업으로 삼으려면 (여자가 성관계 해주는 것은) 흔한 일이야'라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장은 당시 발언을 두고 농담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B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정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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