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작년 전국 전·월세 내려갔다"…14년 만에 첫 하락 전환
입력 2020-01-28 07:41  | 수정 2020-02-04 08:05

지난해 전국 전·월세 가격이 14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습니다.

특히 조선업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울산 집세가 2.2% 하락했고, 서울 월세도 2년 연속 미끄러지고 있습니다.

오늘(28일) 통계청 품목 성질별 소비자물가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집세 지수는 104.04(2015년=100)로, 전년보다 0.1% 하락했습니다.

전국 집세 지수가 하락세로 전환한 것은 2005년(-0.2%) 이후 1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전세와 월세로 나눠보면 월세가 2018년과 2019년 연속으로 0.3%, 0.4%씩 떨어지며 집세 하락세를 이끌었습니다. 지난해 월세 지수는 99.81(2015년=100)로, 2014년 수준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전세는 0.2% 상승해 상승 폭이 2005년(0.1%) 이후 가장 작았습니다.

지역별로는 지난해 서울의 집세가 0.3% 상승했지만, 상승 폭은 2006년(0.3%) 이후 가장 작았습니다.

서울 전셋값 역시 2006년(0.6%)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인 0.8% 상승했고, 월세는 0.3% 떨어졌습니다. 월세가 2년 연속 하락한 것은 2005∼2006년 이후 처음입니다.

특별·광역시 가운데 집세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울산이었습니다.

울산은 전세와 월세가 각각 2.3%, 2.1%씩 떨어지면서 전체 집세가 2.2% 하락했습니다. 낙폭은 2000년(2.9%) 이후 19년 만에 가장 컸습니다.

울산은 조선업 경기 위축 등으로 유입인구가 꾸준히 줄면서 전·월세 수요가 꾸준히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2년 연속 전세가가 하락하면서 역(逆)전세난 우려도 커진 상황입니다.

이외에도 부산 집세가 0.5% 내렸고 대전(-0.2%), 대구(-0.1%)에서도 하락세가 관측됐습니다.

경기도의 경우 전월세가 고르게 0.1%씩 빠지면서 집세도 0.1% 하락했습니다. 경기도 집세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역시 2005년(-0.6%) 이후 처음입니다.

경남 집세가 1.9% 내려 2000년(-2.6%)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경북과 충남이 각각 1.3% 감소했습니다. 충북(-0.6%), 강원(-0.3%), 제주(-0.2%)에서 뒤를 이어 전국적인 집세 하락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주요시도 가운데 전셋값이 상승한 지역은 서울, 인천, 광주, 강원, 전북, 전남 등이었으며, 월세가 상승한 지역은 전남이 유일했습니다.

전셋값 하락은 울산의 경우처럼 유입인구 감소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최근 2∼3년간 빚어진 서울 등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과열과 맞물린 현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주택가격 상승 기대 속에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됐고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하락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실제로 KB부동산의 주택가 격동 향을 보면 과거 서울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하거나 0%대 소폭 상승에 그쳤던 2010∼2013년에는 전셋값이 평균 7%가량 상승했습니다.

반대로 전·월세 가격이 주춤하기 시작한 2018년에는 서울 주택 매매가격은 10.4% 올라 2006년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상승했습니다. 각종 규제가 쏟아진 지난해에도 2.6% 오른 바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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