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아일리시, '그래미 본상 4관왕'…"감사하고 영광"

2001년생 팝계 '신성' 19살 빌리 아일리시가 그래미에서 주요 부문 상을 독식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습니다.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는 현지시간으로 오늘(2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올해 제62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신인상인 '베스트 뉴 아티스트'(Best New Artist), 올해의 노래상인 '송 오브 더 이어'(Song Of The Year), 올해의 앨범상인 '앨범 오브 더 이어', 올해의 레코드상인 '레코드 오브 더 이어' 등 제너럴 필드를 휩쓸었습니다.

한 아티스트가 그래미 본상에 해당하는 4개 부문을 싹쓸이한 것은 1981년 크리스토퍼 크로스 이후 39년 만입니다.

아일리시는 데뷔 앨범 수록곡 '배드 가이'(Bad Guy)로 '송 오브 더 이어' 부문 유력 수상 후보였던 32살 리조(Lizzo)의 '트루스 허츠'(Truth Hurts)를 누르고 수상자로 호명됐습니다.

'송 오브 더 이어'는 최우수 노래를 작곡·작사한 사람에게 주는 상으로, 아일리시 남매가 작곡·작사해 이 상을 받게 됐습니다.

아일리시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함께 후보에 오른 아티스트 모두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텔레비전으로만 봤는데 그래미에서 처음 상을 받게 됐다"면서 "감사하고 영광이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작곡에 참여한 친오빠 피니즈 오코넬(Finneas O'Connell)도 "오늘도 방에서 음악을 쓰는 아이들이 이 장면을 봐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베스트 뉴 아티스트' 역시 리조, 릴 나스 엑스(LIL NAS X)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아일리시가 받았습니다.

"상을 두 개나 받다니"라며 말을 시작한 그는 "이 부문에 오른 후보들 모두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이 상을 받는 바람에 그들의 충성 팬들이 나를 평생 욕할 것 같다"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아일리시의 수상 릴레이는 '앨범 오브 더 이어', '레코드 오브 더 이어'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는 '지난해 3월 발매한 '웬 위 올 폴 어슬립, 웨어 두 위 고?'(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와 수록곡 '배드 가이'로 두 개 남은 본상 트로피까지 거머쥐었습니다.

아일리시는 '앨범 오브 더 이어'를 받은 뒤 무대에 올라 "아리아나 그란데가 받았어야 했는데"라면서 "시간 낭비하지 않겠다. 사랑하고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란데는 객석에 앉아 아일리시에게 손키스로 화답했습니다.

오빠 오코넬은 "그래미상을 타려고 만든 앨범이 아니다. 우울증이라든가 자살 충동, 기후 변화, '나쁜 남자'(앨범 수록곡 '배드 가이'를 일컬음)가 되는 것 등에 대해 쓴 앨범"이라며 "혼란스럽고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로써 아일리시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2010년 20살 나이로 이 상을 받아 세운 최연소 수상자 기록을 깼습니다.


'레코드 오브 더 이어' 수상작으로 '배드 가이'가 불리자 남매는 "생큐"라고 짧게 외친 뒤 퇴장했습니다.

아일리시는 '베스트 팝 보컬 앨범'(Best Pop Vocal Album), '베스트 엔지니어드 앨범 논 클래시컬'(Best Engineered Album, Non-Classical) 부문에서도 수상해 총 6관왕에 올랐습니다.

오코넬 역시 해당 앨범으로 '프로듀서 오브 더 이어 논 클래시컬'(Producer Of The Year, Non-Classical) 트로피를 안았습니다.

그래미 최초로 21세기에 태어나 본상을 쥐게 된 아일리시는 사춘기를 지나는 Z세대의 불안한 정서를 특유의 나른한 목소리로 노래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파격적인 의상과 메이크업, 영화 '엑소시스트'를 떠올리게 하는 기괴한 앨범 표지 사진 등도 특징입니다.

데뷔 앨범으로 지난해 '빌보드 200' 연간 차트에서 데뷔 앨범으로 정상에 올랐고, 수록곡 '배드 가이'는 빌보드 '핫 100'에서 4위를 차지했습니다.

음악평론가 임진모는 이날 앰넷에서 생중계를 진행하며 "'배드 가이'는 2019년을 대표하는 싱글이었다"면서 "39년 만에 한 아티스트가 4개상을 휩쓰는 경사를 맞았다. 중요한 건 아일리시가 아직 10대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