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절을 앞두고 소비심리 개선을 기대했던 국내 증시에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 찬물을 끼얹었다. 다만 설 연휴 이후에도 국내 주식시장은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상승 흐름이 계속될 전망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포를 진화하려는 모습을 보이며 시장 불안감은 다소 완화됐다"며 "중국 정부의 대응 의지와 국제 공조를 감안하면 지난 2003년 사스 사태의 재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우한 폐렴 전파 여부를 주시하며 조정 국면을 겪고 있다. 지난 21일 코스피가 1%대 급락하며 2230선으로 후퇴했다. 이는 미국과 이란의 충돌 당시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있었던 지난 8일 이후 처음으로 나타난 강한 조정이다. 코스피는 23일에도 1%가까이 빠졌다.
특히 사드 갈등으로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최근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춘절 기간 중국인 관광객의 국내 방문 기대가 높았던 시점이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5월 국내에서 첫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외국인 방문객은 133만명에서 75만명으로 급감한 바 있다.
한 연구원은 "춘절 기간 중국인 관광객의 입국 가능성이 낮아진 만큼 춘절 특수가 기대되던 중국 관련 소비주(면세점, 화장품, 의류 등)의 투자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의 펀더멘털이 훼손된 것은 없다는 게 한 연구원의 설명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완화됐고, 올해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여전하다는 것이다. 연준이 시장의 단기 유동성을 안정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보유자산을 매입하는 상황이다.
한 연구원은 "경기가 적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며 "다음주 28~29일로 예정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이 같은 기조가 재확인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여부가 중요하다"며 "과거 사스 사태로 재현되지 않는다면,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주가 상승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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