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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억대 연봉은 ‘채찍’…키움 김혜성 “감사하면서도 죄송하죠”
입력 2020-01-25 12:17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김혜성은 2020년도 연봉 1억원에 협상을 마쳤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김혜성(21·키움 히어로즈)에게 억대 연봉은 더 잘해야 하는 ‘채찍이다.
2017년 프로에 입문한 김혜성은 2020년도 연봉 1억원에 재계약했다. 영웅군단 입단 동기 중 이정후(3억9000만원) 다음으로 억대 연봉자가 됐다.
김혜성은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3000만원이 올랐다. 1년 전(2900만원→7000만원)보다 인상 폭이 줄었으나 활약을 인정받았다.
5년 만에 한국시리즈를 나갔던 키움은 주축 선수들의 공헌을 높이 평가했다. 김혜성은 비FA 계약 야수 중 박병호(5억원), 김하성(2억3000만원), 이정후(1억6000만원), 박동원(1억3500만원)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인상 금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김혜성은 기뻐하지 않았다. 감사하면서도 죄송하다는 마음이다. 그는 이렇게 빨리 억대 연봉을 받을 줄 몰랐다. 신경을 써준 구단에 감사드린다. 그렇지만 (더 잘했어야 했는데) 죄송한 마음이 더 크다”라고 말했다.
주전 2루수를 꿰찬 김혜성은 지난해 KBO리그 122경기 타율 0.276 96안타 32타점 57득점 20도루 OPS 0.694를 기록했다. 반발력이 떨어지는 공인구로 바뀐 시즌이었다. 그래도 부족했다며 자책하는 스물한 살 청년이다.
김혜성은 전체적으로 아쉬운 시즌이었다. 공인구가 바뀌었다고 해도 난 홈런 타자가 아니다. (다른 선수와 비교해)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경기(136→122), 안타(116→96) 등 차이가 꽤 났다. 내가 바랐던 기록이 아니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의미 있는 시즌이었다. 값진 경험을 했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차례로 통과해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키움은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두산 우승의 들러리가 됐다. 김혜성의 한국시리즈 타율은 0.000이었다. 타점 2개와 볼넷 1개를 얻은 게 전부였다. 이번에도 실책을 기록했다(포스트시즌 실책 2개).
김혜성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경험이 부족했다. 큰 경기에서는 실수를 줄여야 하는데 너무 긴장해서 더 안 되더라. 진짜 잘하고 싶었다”라며 올해는 실책을 더 줄여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키움은 오는 31일 대만으로 건너가 스프링캠프를 실시한다. 스프링캠프 참가자 명단에는 김혜성의 이름도 포함됐다. 김혜성은 대만을 4년 만에 방문한다. 동산고 3학년 시절 제21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바 있다.
김혜성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타격도 집중할 생각이다. 겨우내 손목 보강 운동을 하면서 ‘잘 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문제점을 찾아 보완하는 중이다. 타율 3할은 김혜성이 꿈꾸는 목표 중 하나다.
키움은 올해 우승 후보로 꼽힌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을 비롯한 다른 9개 구단을 제치고 첫 우승을 차지하려면, 내야의 핵심 선수로 성장한 김혜성의 어깨도 무겁다.
김혜성은 섣부르게 예측할 수는 없다. 매 경기 이기려고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뒤따라올 것 같다. 난 아직 부족하다. 팀 내 쟁쟁한 선수들이 워낙 많다.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잘하려고 할 따름이다. 늘 그렇듯, 올해도 1군에서 꾸준하게 뛰는 게 목표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 마디를 더 강조했다. 기왕이면 전 경기 출전으로.”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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