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고금리 앞세운 저축銀 "오픈뱅킹서 한판 붙자"
입력 2020-01-23 16:06 
저축은행들이 은행보다 높은 금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오픈뱅킹'에 나설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금융당국 역시 저축은행·우체국·상호금융권으로 오픈뱅킹을 확대하려는 방침이라 은행과 핀테크 간 혁신 경쟁이 2금융권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23일 "저축은행은 주거래 고객이 없다는 게 항상 큰 숙제였는데 오픈뱅킹으로 은행권과의 장벽이 허물어진다면 고객 기반을 넓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당초 업계에선 오픈뱅킹 참여사를 저축은행 등으로 늘린다는 금융당국 방침에 소극적인 입장이었지만 자체 검토 결과 적극적인 목소리가 우세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 같은 판단은 저금리 기조 탓에 자발적으로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이 늘어난 현실과도 맞물려 있다. 은행보다 고금리를 주는 데다 저축은행별로 원리금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 대상이 되기 때문에 목돈을 잠시 맡겨두는 파킹 통장으로도 저축은행 계좌가 각광받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연 1.1~1.6% 수준에 그치는 반면 저축은행은 최대 연 2.25%에 달한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수시입출식 보통예금에 조건 없이 연 2.0%를 주면서, 자체 모바일 플랫폼 '사이다뱅크' 출시 6개월 만에 가입자 25만명을 돌파했다.
오픈뱅킹의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는 비대면 모바일 기능도 저축은행에서 대폭 확대돼왔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저축은행 비대면 예금 잔액은 2016년 말 6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17조1000억원으로 약 2.5배 증가했다. 다만 오픈뱅킹 시행 전에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현재 금융결제원 전산망에는 개별 저축은행 79곳이 아닌 저축은행중앙회가 대표로 가입돼 있다. 이 때문에 이체 거래 때도 전산에 개별 저축은행 이름이 뜨지 않고 '상호저축은행'으로 통합돼 있다. 일부 대형 저축은행이 자체 모바일 앱을 활용해 오픈뱅킹을 시행하려면 전산 개발 등에 적지 않은 비용이 수반될 수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음달까지 수요조사를 시행하면서 2금융권 의견을 듣고 있다"며 "제기된 문제들을 종합해 향후 의사결정 과정에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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