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마음변한 트럼프 "머스크는 에디슨 같은 천재…보잉은 실망스러운 기업"
입력 2020-01-23 14:32 
지난 2017년 2월, 워싱턴DC 백악관 행사에서 마주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왼쪽) [AP = 연합뉴스]

전통 제조업을 치켜세워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창업자를 향해 '위대한 천재'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특히 1년 만에 테슬라와 극명히 갈리는 하락세를 그은 보잉에 대해서는 '별로인 기업'이라고 혹평해 시장 눈길을 끄는 모양새다.
세계경제포럼(WEF)참석차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우리의 매우 위대한 천재(great geniuses) 중 하나"라면서 "머스크는 매우 똑똑한 사람이며 우리는 그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또 머스크 CEO에 대해 "나는 그가 정말 걱정된다. 우리는 전구를 처음 발명한 토머스 에디슨 같은 사람들을 보호해줘야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2008년 머스크 CEO는 인터뷰 등을 통해 "나는 토머스 에디슨과 니콜라 테슬라를 좋아한다"면서 "회사 이름은 테슬라를 따서 지은 것이지만 두 과학자 중 에디슨을 더 좋아한다"고 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인터뷰에서 머스크 CEO의 민간 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X와 관련해 "머스크는 자동차 뿐 아니라 로켓도 좋아하고 잘한다"면서 "내가 얼마 전에 그와 대화했는데 로켓이 날개없이도 착륙할 수 있더라. 나는 그런 걸 본 적도 없다. 그는 잘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2017년 2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보잉 노스찰스턴 공장에서 보잉사의 787-10드림라이더 기종을 소개 겸 언급하며 일자리를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 연합뉴스]
반면 각별한 애정을 쏟아온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에 대해서는 "매우 실망스러운 회사(very disappointing company)"라고 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슬라에 대해 "1년 전에는 다들 그 회사가 한계라고 했지만 지금은 위대하다고 말한다"고 했지만 보잉에 대해서는 "1년 전에는 이 회사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다고 했는데 갑작스러운 일이 일어났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인들과의 행사 때 보잉 최고경영자(CEO)를 자신의 바로 옆자리에 배정하고, 법인세 감세 발표도 보잉 공장에서 하는가 하면 항공기 매매 계약식 때도 참석하는 식으로 보잉에 애정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반면 테슬라에 대해서는 머스크 CEO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감면 요구를 거절했고,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은 지난해 12월 전기차 세액 공제 확대안에 사실상 퇴짜를 놓기도 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테슬라가 지난 21일 뉴욕증시 마감 후 시간외거래에서 시가총액 1000억달러(약 116조4200억원)를 돌파한 것과 관련해 나왔다. 테슬라 시총은 미국 대표 자동차제조업체인 GM(제너럴모터스)과 포드를 합친 것보다 많다. 테슬라 주가는 최근 중국 공장 차량 생산과 지난해 10월 3분기 실적 발표 등에 힘입어 급등세다.
반면 보잉은 2018~2019년 연이은 737맥스 항공기종 '전원추락사망 사건' 여파로 해당 기종 생산을 중단했고 주가도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중이다. 항공기 제조 전세계 1위 자리도 지난 해 유럽 에어버스에 내줬다. 보잉 737맥스에 부품을 납품하는 기업 600곳 등 협력업체도 덩달아 휘청이면서 일자리 삭감에 나서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고용 창출·경제 성장' 성과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앞서 12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보잉 사태로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3.0%에서 2.5%로 낮아질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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