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의 발원지를 사실상 긴급 봉쇄했습니다. 사실상 총력전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우한시 정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지휘부는 오늘(23일) 새벽 긴급 성명을 내고 오전 10시부터 우한을 떠나는 항공편과 기차, 장거리 버스 운영을 잠정 중단한다면서 운영 재개는 향후 별도로 통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한시 정부는 이번 조치가 바이러스 전파 경로를 효과적으로 차단함으로써 병세의 확산을 단호히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특수한 원인이 아니라면 우한 시민들이 우한을 떠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사실상 우한에 대한 봉쇄 조치입니다.
아직 우한에서 나가는 도로 봉쇄 통제 방안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전날 오후 우한시는 우한에서 외부로 나가는 전 도로에서 검문소를 설치하고 체온 전수 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따라서 우한을 오가는 주요 도로에서도 사실상 봉쇄에 준하는 강력한 수준의 검문과 통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한 폐렴' 환자와 사망자가 급속히 확산 중인 가운데 우한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내버스와 지하철, 페리 등 도시 내 대중 교통 수단 운영을 전면 중단하는 긴급 조치도 함께 내렸습니다.
우한시는 시민들의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도 의무화했습니다.
이 같은 조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총력전의 일부로 관측됩니다.
중국 정부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우한 폐렴'과 전쟁을 선포한 상태입니다.
아직 명확한 감염 경로와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우한 폐렴'을 차상급 전염병으로 지정한 뒤 대응 조치는 최상급으로 높이기로 하면서 사실상 총력 대응 체제를 갖췄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구성원을 비롯한 글로벌 보건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함께 드러냈습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전염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조치"라고 지지를 보냈습니다.
미국 조지타운 대학의 공공보건 전문가인 로런스 고스틴은 "우한시가 그런 과격한 조처를 한 것을 보면 중국 중부의 대도시이자 교통 중심지인 우한에서 전염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일어나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우한시는 인구가 1천100만명에 달하는 중국 중부의 주요 상공업 도시로서 중국 최대의 내륙 항구와 싼샤댐의 입구가 있는 지역입니다.
다른 국가들에서는 우한시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의 진원으로 보고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움직임들이 계속 관측되고 있습니다.
영국은 자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우한을 방문하지 말라고 권고했습니다.
이미 세계 각국이 공항 검역을 강화한 가운데 러시아,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는 중국에서 오는 탑승객 전원의 감염 가능성을 검사하기로 했습니다.
다수의 여행사에 따르면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한도 외국인 관광객을 금지하는 등 검역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중국 내에서는 우한시의 이번 봉쇄령을 두고 지지와 우려가 교차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인 네티즌들은 정부의 조치에 찬성하며 우한 시민들을 응원했습니다.
그러나 우한 주민들 가운데는 대중교통 운영 중단에 따른 환자들의 고충, 건강한 이들의 고립되면서 겪을 스트레스를 토로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중국에서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창궐로 인해 500명 이상이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 가운데 17명이 숨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