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정계 고위직에 진출하는 사례가 드문 그리스에서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그리스 의회는 22일(현지시간) 재적 의원 294명 가운데 찬성 261표로 에카테리니 사켈라로풀루(63) 최고행정법원장 겸 국가협의회 의장을 차기 대통령으로 뽑았다. 반대는 33표였다.
코스타스 타술라스 국회의장은 승인 투표 결과가 나온 뒤 "사켈라로풀루 의장이 그리스 공화국 대통령으로 선출됐다"고 공표했다.
사켈라로풀루 의장은 오는 3월 13일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그리스 역사상 여성이 대통령에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통적으로 여성이 정계 고위직에 진출하기 힘든 그리스에서 첫 여성 대통령 탄생은 신선한 충격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현 내각도 18개 장관 가운데 여성은 1명에 불과하다.
사켈라로풀루 의장을 차기 대통령으로 지명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오늘은 그리스 공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날"이라며 "사켈라로풀루 의장은 탁월한 법관이자 새 시대로의 이행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자신의 트위터에 "그리스가 새로운 평등의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첫 여성 대통령 선출에 의미를 부여했다.
사켈라로풀루 의장은 평생 사법부에서 봉직한 정통 법관으로 국민적 존경과 지지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법과 헌법 전문가로 알려진 그는 이미 내각 자문기구인 국가협의회 첫 여성 의장을 거쳤다.
사켈라로풀루 의장은 의회 승인 투표 직후 취재진에 경제 위기와 기후 변화, 이주민 등을 3대 정책 과제로 꼽고 국제적 협력을 끌어내는 데 열중하겠다고 전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그리스에서 대통령은 헌법상 국가원수 및 행정부 수반의 지위와 권한을 갖고 있지만 대체로 상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대통령은 총리가 후보자를 지명하고 의회가 이를 승인하는 간선제로 선출된다. 임기는 5년이며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디지털뉴스국 김정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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