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홍콩 전염병 권위자 "우한 폐렴 가족·의료진 전염으로 대규모 발병 근접"
입력 2020-01-22 13:42 
우한폐렴 미국 상륙…LA공항으로 입국한 여행객들. [EPA = 연합뉴스]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은 물론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가는 가운데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보다 실제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홍콩 최고의 전염병 권위자인 홍콩대 위안궈융 교수는 우한 폐렴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와 같은 전면적 확산 단계에 진입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사스는 2002년 말 중국 남부 지역에서 첫 발병 후 중국 전역은 물론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해 37개국에서 8000여 명을 감염시키고 무려 774명의 사망자를 냈다.
위안 교수는 "우한 폐렴은 이미 환자 가족이나 의료진에 전염되는 전염병 확산 3단계에 진입했으며, 사스 때처럼 지역사회에 대규모 발병이 일어나는 4단계에 근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위안 교수는 특히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가진 채 대규모 인파와 접촉하는 '슈퍼 전파자'가 이미 발생했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우한 폐렴` 확산 우려…마스크 쓴 중국 여행객들. [AP = 연합뉴스]
홍콩대 전염병역학통제센터는 우한 폐렴이 지난 17일까지 이미 중국 내 20여 개 도시로 확산했으며, 우한 내 감염자 1343명과 다른 도시 감염자 116명을 포함해 중국 내 감염자가 이미 1459명에 이른다는 추정치를 내놓았다.
나아가 연인원 30억 명이 이동하는 춘제 연휴 기간에 우한 폐렴 감염자 수가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을 제시했다.
중국 당국이 우한 폐렴의 확산 정도를 실제보다 축소해서 발표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사스 대응에 참여했던 싱가포르의 전염병 전문가 피오트르 클레비키는 "공식 발표된 수치를 믿기 힘들다"며 "중국은 실제보다 상황을 축소해 보고한 전력이 있으며, 실제 상황은 (공식 발표와) 완전히 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스 대유행 당시 세계보건기구(WHO) 아시아 지역 대변인을 지낸 피터 코딩리도 "중국 정부는 우한 폐렴 확산에 대해 초기부터 거짓말을 했다"며 "사스 때 보였던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 지금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언론에서조차 당국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중국 공산당의 '입' 역할을 해온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은 "전염병 확산에서는 '인간 간 감염'이 가장 중요한데, 우한 당국이 중난산 교수보다 이를 먼저 알리지 않은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질타했다.
중국 당국도 사태의 엄중함을 깨달은 듯 허위·축소 보고에 대한 엄중한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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