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은 "올해 3분기는 전통적인 성수기이면서 초대형 컨테이너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서 조심스럽게 영업흑자를 기대하고 있다"고 21일 말했다.
배 사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는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합류와 초대형선 투입으로 현대상선 재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현대상선은 오는 4월부터 디얼라이언스에 정회원으로 참여하게 된다. 배 사장은 "지난 7월 디 얼라이언스의 정회원으로 가입함으로써 서비스 네트워크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특히 얼라이언스의 의사결정에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게 돼 현재보다 주도적인 시장 상황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2M보다 디 얼라이언스의 조건이 유리했다"며 "또 디 얼라이언스만 긴급구조펀드를 만들어 예전 한진해운 사태와 같은 어려움이 발생할 때 대비할 수 있게 돼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현재 세계 1·2위 컨테이너선사인 머스크·MSC가 구성하고 있는 해운동맹 2M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영업하고 있다. 2M+HMM이 구성될 당시 정회원이 아닌 현대상선의 영업확장을 머스크와 MSC가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배 사장은 디얼라이언스에 정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국해양진흥공사와 산업은행의 지원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2만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급 이상 규모의 메가컨테이너선을 건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 사장은 "디얼라이언스에는 메가컨테이너선이 부족하기 때문에 현대상선의 메가컨테이너선대는 슬롯 코스트 측면에서 큰 장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상선은 올해 미국이나 유럽에서 아시아 지역으로 돌아오는 선박에도 화물을 채우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배 사장은 "중국에서 미국이나 유럽으로 가는 수출화물, 즉 헤드홀(Head haul) 물량을 채우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유럽이나 미국에서 되돌아오는 백홀(Back-haul) 물량을 얼마나 채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이를 위해 지역별 백홀 영업 전문가를 영입했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작년 SWAT실, 물류서비스전략TF를 새로 설치하는 등 조직을 정비해 업무 혁신을 통한 기업 체질 개선에 주력해왔다. TEU당 50불 수익 개선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 등 비용 절감 노력도 전사적으로 시행했다.
이와 함께 올해 7월 오픈을 목표로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운영 시스템'(가칭 NEW GAUS)을 구축하는 등 차세대 시스템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하반기까지 시스템의 90% 이상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 정보기술(IT) 신기술 접목 등을 위해 대우조선해양과 기술개발 협력 협약을 체결하는 등 연구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사명 변경도 검토 중이다. 배 사장은 "한국 해운의 재건이라는 미명 하에 과거의 안 좋았던 기억을 버리고 새로운 이름으로 출발하면서도 그동안의 일을 이어갈까 고민 중"이라며 "사원 간담회 등을 통해 2월 중에 결정하고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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