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재판부가 드루킹 일당이 준비한 '댓글 조작 프로그램'의 시연회에 김 지사가 참석했다는 잠정 판단을 내놓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김민기 최항석 부장판사)는 21일 재개된 김 지사의 항소심 공판에서 이렇게 밝혔다.
재판부는 애초 이날 선고 공판을 열 계획이었으나, 전날 갑작스럽게 이를 취소하고 변론 재개 결정을 했다.
지난해 12월 24일 예정됐던 선고 공판이 이날로 한 차례 미뤄진 데 이어 두 번째 연기된 것이다.
질문에 답하는 김경수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재판부는 "변론을 재개해 불필요한 추측과 우려를 드린 것에 죄송하다"면서도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 사건을 적기에 처리하려 최선을 다했지만, 우리는 현 상태에서 최종적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재판부는 "잠정적이기는 하지만, 각종 증거를 종합한 결과 피고인의 주장과 달리 드루킹에게 킹크랩 시연을 받았다는 사실은 상당 부분 증명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답하는 김경수.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재판부는 이런 잠정적 결론을 바탕으로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범행에 공모했는지 판단하려 했다고 설명했다.재판부는 또 김 지사가 19대 대선과 경선 과정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와 민주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당시 문 후보의 여론 형성을 위한 조직으로 어떤 것이 있었는지도 심리할 대상으로 삼았다.
법정 향하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 밖에 댓글 조작으로 인한 피해자인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들의 실제 피해 상황을 확인할 자료, 각 댓글조작 범행 사례 중 김 지사가 공모했다고 볼 분류 내용 등 자료도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재판부는 2월 21일까지 의견서를 받고, 3월 4일까지 양측의 의견서에 대한 반박 의견을 받겠다고 시한을 정했다.
이어 3월 10일에 다음 변론 기일을 열겠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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