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안봐도 되니까 이번 주말 내에 계약서 작성 될까요"
정부의 전세대출 후속 조치가 나온 직후 서울 강남·마포 등 공인중개업소에는 전화가 빗발쳤다. 서둘러 전세를 계약하려는 전세 대기자, 전세를 포기하고 반전세로 돌리겠다는 집주인에게서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정부 대책에 따르면, 9억원 초과 주택을 소유했더라도 이달 20일 전 전세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는 전세대출이 가능하다. 아이가 없어 오는 4~5월께 이사를 고려했던 사람들도 부랴부랴 전세대출 받기 위해 20일 전 계약서를 쓸 수 있는 집을 찾기 시작했다.
한 공인중개사는 "대책 뉴스 나온 이후 부동산에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 집을 안봐도 되니 20일 전에 계약서를 쓰는 조건으로 전세를 찾는 문의가 늘었고, 이를 또 알아보느라 집주인·세입자들에게 전화돌리느라 정신이 없다"고 했다.
서울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앞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 물건 자체가 귀한데, 주말 안에 계약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서 집을 보는 것은 팀을 짜서 보고 있다"고 했다.
직주근접으로 전세 인기가 높은 마포 아파트 전경 [매경DB]
정부 후속 대책이후 집주인들은 전세 매물을 걷어들이고 반전세로 돌리는 움직임도 많아졌다. 대치동 또다른 공인중개사는 "어제까지만해도 전세로 내놓은 집주인이 세금도 부담되고, 대출이 안되니까 전세 가능한 사람이 줄 것으로 보고 반전세로 돌렸다"고 했다.전세대출을 받아 이사를 계획했던 사람들도 울며 겨자먹기로 '월세' 낼 각오를 하고 있다. 강남 이사를 고려중이던 직장인 박모씨는 "주말안에 집을 보고 계약을 하고 싶지만 갑자기 집을 어떻게 결정할 수 있겠냐"면서 "3~4월에는 이사가야하는데 '월세'를 낼수밖에 없어서 식비를 줄여야겠다"고 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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