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출사표를 던진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은 16일 더불어민주당의 요구가 있다면 험지 출마를 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윤 전 실장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험지라도 마다않고 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당연히 당에서 그런 요구가 있으면 당원으로서 따라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윤 전 실장은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의 서울 구로을 지역구 출마를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민주당이 전체적인 총선 구도를 고려해 자신에게 다른 지역구 출마를 제안하더라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
윤 전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통했던 자신이 총선에 나서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대통령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촛불 정부의 개혁적 과제 전체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참모들은 '입'이 없는 것이라 좀 답답했다. 촛불 정부의 가치와 제도 개혁을 위해 (밖에서도) 이야기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청와대를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 전 실장은 인터뷰에서 청와대 출신 총선 도전자 '과다론'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숫자보다는 공천 과정의 공정성이 중요하다는 논리를 펼쳤다. 청와대 출신들에 대한 특혜도, 차별도 없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는 "청와대든 또는 시민 사회든 학계든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자원들이 총동원되는 게 당연하다"면서 "청와대 출신이라고 특별히 가산점을 받거나 특혜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은 1년 전부터 공천 룰을 확정해 온 당이다. 충분히 그런 부분들(옥석)이 걸러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윤 전 실장은 자신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구명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런(구명 압력을 넣은) 일 없었다. 언론에 나왔던 (감찰무마 의혹 등을 논의했던) 텔레그램방이라든지 이런 건 실체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과거 업무와 관련해 유 전 부시장과 통화한 사실은 있다면서도 구명 청탁 등의 내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문제를 놓고 고민했던 문 대통령에게 '임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윤 전 실장은 "당시 상황에서 봤을 때는 조국 전 장관의 여러 의혹은 있었지만 법적인 판단은 나중 문제였다. 명확한 비리 혐의가 확인된 건 없었다"고 말했다. 또 "임명 당시는 지금과는 상황이 달랐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의견을 말한다면 임명을 했어야 된다"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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