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의 희망인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마침내 출격했다.
한국지엠은 16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트레일블레이저를 공개하고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쉐보레의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 SUV 이쿼녹스 사이를 메우며 '내우외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지엠에 활기를 불어넣을 줄 전략 SUV다.
한국지엠은 트레일블레이저 출시에 앞서 플랫폼을 공유하는 형제차인 뷰익 앙코르GX를 지난해 11월부터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도 부평공장에서 만들어진다. 한국지엠은 트레일블레이저를 국내 판매하는 동시에 뷰익 앙코르GX와 함께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시장에 수출한다.
한국지엠을 먹여 살릴 '효자'로 여겨지는 두 차종은 모두 부평 1공장에서 20만대 가량 생산된다. 1공장에서 제작되는 소형 SUV 트랙스는 중형세단 말리부만으로 버텨왔던 2공장에서 만들어진다. 2공장도 트랙스가 합류하면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활기를 띠게 된다. 부평 1·2공장 생산능력은 연간 기준으로 44만대다.
한국지엠은 이에 앞서 지난해 7월 부평공장의 글로벌 SUV 생산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5000만달러(한화 58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집행했다.
한국지엠은 앙코르GX에 이어 트레일블레이저가 생산되면 한국지엠도 부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지엠은 2015년까지 연간 60만대를 생산하면서 가동률을 100% 가까이 유지했다.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 시장 침체로 2016~2017년에는 50만대 수준으로 내려갔고 지난해에는 44만여대로 감소했다.
경영위기를 겪은 한국지엠은 지난해 가동률이 떨어진 전북 군산공장의 문을 닫고 생산직 3000여명을 감원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지엠을 그동안 지탱해온 모델은 트랙스다. 트랙스는 지난 2014년부터 5년 연속 20만대 이상 수출됐다. 트랙스 뒤를 이어 부평공장과 한국지엠의 부활을 이끌 차종은 트레일블레이저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지엠이 한국 정부 및 산업은행과 함께 작년에 발표한 미래계획에 따라 국내 생산을 약속한 모델이다.
한국지엠은 트레일블레이저가 출시되면 SUV 라인업이 탄탄해져 소비자 선택권도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소형 SUV인 트랙스, 준중형 SUV급인 트레일블레이저, 중형 SUV인 이쿼녹스, 대형 SUV인 트래버스와 픽업 모델인 콜로라도로 이어지는 다양한 SUV 라인업을 구축하게 된다.
트레일블레이저는 가격을 경쟁차종인 기아 셀토스(1965만~2685만원)와 비슷한 1995만~2620만원으로 결정했다.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지엠 사장은 신차 발표회장에서 "오래 기다리고 기대한 트레일블레이저는 신제품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며 "모든 이해당사자들의 희망이자 쉐보레 브랜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인천 =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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