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4·15 총선 후보자 선정과 공천, 경선 룰을 결정하는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에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16일 임명했다. 김 전 의장은 민정계로 정치권에 입문해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맡은 친이(이명박)계 인사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금 전 최고위를 통해 총선 공천을 총괄할 공천관리위원장으로 김 전 의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당은 국민과 함께하는 공천을 위해 작년 12월 국민 여러분으로부터 6000여건 이상의 공관위원장 후보 추천을 받았다"며 "이후 공관위원장 추천위를 구성해 철저한 검증과 의견 수렴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김 전 의장은 합리적 보수 이미지를 지닌 데다 비교적 계파색이 짙지 않고, 당 사정에 밝다는 점에서 공관위원장에 낙점된 것으로 풀이된다.
공관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함에 따라 한국당은 앞으로 공천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이 당에 계시는 지도자로서는 혁신적이고 개혁적인 마인드를 가지신 분으로 평가했다"며 "오늘 공관위원장 인선을 통해 국민이 원하는 혁신의 길로 달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 여러분께서 추천해주신 김형오 위원장은 앞으로 국민과 함께 혁신 공천, 공정한 공천, 이기는 공천, 그래서 대한민국을 살리고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공천을 반드시 실천할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의장은 한국당 전신 민주자유당 시절인 14대부터 부산 영도를 지역구로 18대까지 내리 5선 국회의원을 지내며 당 사무총장과 원내대표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부산대 석좌교수,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보수통합 과정에서 김 전 의장의 공관위원장 임명은 혁신통합추진위원회의 힘을 배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박형준 혁통위원장도 친이계로 분류되는데, 친박(박근혜)계와 비박계의 갈등이 여전히 작용하는 상황에서 보수통합을 강조하는 황 대표가 한발짝 떨어져 있는 친이계와 접촉면을 넓히는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의장이 합리적 보수 이미지를 가진 것도 친박·비박계에 속하지 않고 보수의 몰락 이유와 현재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짚어내와서다.
과거 친박계였다가 비박계로 바뀐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이끄는 새로운보수당으로선 이날 결정은 썩 탐탁치 않은 상황이라 볼 수도 있다. 친이계는 친박·비박계가 나뉘기 전 권력투쟁의 대상격이어서다. 당장 새보수당이 박 위원장의 선임에 대해 항의하고, 박 위원장이 유감을 표한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이를 감안했는지 이날 황 대표는 "추후 공관위 구성도 (통합 과정에서) 협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통합에 참여하는 모든 분이 공정하고 객관적이라 할 수 있는 기준과 룰을 함께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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