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교황청 관료조직의 정점에 있는 국무원 차관직에 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임명됐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지시간으로 오늘(15일) 국무원 내 외무부 제2 외무차관에 이탈리아 태생 프란체스카 디 지오반니를 임명했다고 교황청이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국무부·외무부·외교인사부 등 3개 부처로 구성된 국무원은 교황과 교황의 직무 수행을 보좌하는 기구로, 교황청의 심장부로 불립니다.
이 가운데 외무부는 교황청의 외교 업무를 관장하는 부처입니다.
교황청은 기존의 몰타 출신 앙트완 카밀레리 몬시뇰을 외무차관으로 그대로 두고 이번에 제2 외무차관직을 신설했습니다.
제1 차관은 외국과의 양자 관계를, 제2 차관은 유엔 등 국제기구 중심의 다자 관계를 전담한다고 교황청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교황청 역사상 국무원 차관 이상 고위직에 여성이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통상 교황청의 고위 관료직은 남성 사제나 주교 또는 추기경이 맡는 게 관례였습니다.
변호사 자격증을 소지한 디 지오반니는 27년간 교황청에서 근무한 베테랑 관료 출신입니다. 오랫동안 외무부에서 근무하다 이번에 차관으로 승진 임명됐습니다.
디 지오반니 신임 차관은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례 없는 결정을 내리셨다. 이는 여성에 대한 교황의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2013년 즉위한 교황은 앞선 강론에서 바티칸, 더 크게는 가톨릭교회 전체에서 여성이 더 중요한 의사결정 직책 또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교황은 또 여성이 평화를 가져오고 중재하는 특유의 기질을 갖췄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으며,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이러한 의견을 밝히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