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자녀 명의로 통장을 만들어 민원인으로부터 돈을 받은 경찰관에게 내려진 계급 강등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조미연)는 경찰공무원 A씨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강등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민원인이 A씨의 딸에게 장학금을 줄 명목으로 통장에 입금했더라도 피고인과 민원인의 관계와 자녀가 미성년자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A씨가 이를 수수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형식적으로 1회 100만원을 초과해 입금되지는 않았으나 단기간에 분할해 300만원을 지급받은 A의 행위는 청탁금지법이 규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판결에 따르면 A씨는 친분이 생긴 민원인에게 2017년 7월 자신의 딸 명의의 통장을 건넸다. 민원인은 이 통장에 세 차례에 걸쳐 각각 100만원과 99만원, 100만원을 입금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018년 4월 A씨의 비위행위가 청탁금지법과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며 강등처분과 징계부가금 2배를 의결했다. 2018년 11월 소청심사위는 해임처분을 강등처분으로, 징계부가금을 1배로 조정했지만 A씨는 반발해 소송을 냈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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