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과 아빠가 종합해서 준비하는 전형이죠. 아이가 공부할 때 부모는 옆에서 선생님께 여쭐 질문을 만들면 되는데, 아빠가 수학을 전공했으면 수학, 엄마가 문학소녀였으면 국어를 맡으세요."
지난 13일 한 사교육업체가 주관한 예비 고1(현 중3) 대상 대입전략 설명회. A강사가 학생부 세특(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재 비법이라며 이같이 설명하자 학부모들이 일제히 휴대폰을 꺼내 자료를 사진찍기 시작했다.
예비 고1 학부모와 학생들은 정시 확대, 학종 비교과 축소 등 대입제도 개편으로 혼란스러워 설명회에 왔다고 했다. 준비된 좌석 1000여석은 금세 가득 차 복도에도 자리를 마련했고, 이마저도 부족해 사람들은 바닥에 앉았다.
설명회에선 학종 비교과영역 축소 관련 전략 소개가 주를 이뤘다. 특히 2022학년도부터 학종 교사 추천서 폐지로 세특과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A강사는 "담임 앞에서 인사만 잘하지 말고, 쓰레기를 줍는 등 차별화된 습관을 각인시켜라"며 "그래야 '미화부장이 아님에도 청소를 하는 마음씨가 예쁜 친구'라고 적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15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고교 전학년 학생부에 '국영수사과' 교과의 세특 기재가 의무화된다. 교육부는 개학 전인 2월 말 세특 기재 표준안을 완성해 17개 시도교육청에 배포할 예정이다. 이어 상반기 교원 교육 및 연수 등을 통해 교사의 기록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표준안엔 세특에 기재할 수 있는 △목표 및 성취기준 △단원의 제목 △활동의 내용 △개별적인 특성 등 객관적 평가 지표 3~4가지를 사례와 함께 제시했다. 교사의 임의적, 주관적인 미사어구는 배제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국영수·사탐·과탐 세특 필수 기재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예체능 및 기타 교과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교사별 세특 기재 학생 수는 국어·수학이 연평균 120~150명, 사탐·과탐은 120~180명까지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교고 현장에서 교사의 업무가 과중된다는 지적과 천편일률적인 학생부가 양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 배경이다.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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